개인 달러예금 역대 최대폭 증가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자 달러를 싼 가격에 매입해두려는 투자 수요가 급증, 달러화 예금 잔액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금리를 추가 인상하면 달러가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지면서 개인들의 달러 예금 잔액은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16년 7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현재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662억3천만 달러로 6월 말보다 66억2천만 달러 늘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및 국내 외국 기업 등이 국내에 외화로 예치한 예금을 말한다.

특히 달러화 예금 잔액은 7월 말 현재 557억4천만 달러로, 한 달 새 57억4천만 달러가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감소했던 유로화 예금은 7월 말 잔액이 32억7천만 달러로 6월 말보다 5억4천만 달러 늘었다.

유로화 예금의 7월 증가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 이후 7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엔화와 위안화 예금 잔액도 각각 1억2천만 달러, 1억 달러씩 늘었다.

한은은 달러 가치가 하락하자 대기업들이 무역결제대금으로 입금된 달러화 등을 원화로 바꾸지 않고 예치해둔 데다, 개인들의 달러 매입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달러 예금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더구나 미국 연준이 앞으로 금리를 올리면 하락하던 달러 가치가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달러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난 점도 달러 예금 증가를 부추겼다.

예금주체별로는 기업예금이 567억7천만 달러로 전월보다 54억7천만 달러 증가했고 개인예금도 94억7천만 달러로 11억5천만 달러 늘었다.

이중 개인의 달러화 예금은 한 달 새 10억9천만 달러 늘어 증가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은행별로는 국내 은행이 한 달 전보다 56억9천만 달러 늘어난 562억2천만 달러, 외국은행 국내 지점이 9억3천만 달러 증가한 100억1천만 달러였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모니터링 결과 앞으로 달러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진 투자목적의 달러 매입이 많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