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실물경기 지표를 봐도 경기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측면과 여전히 부정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측면이 혼재한다.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호전 기미를 보이는 지표가 한두 개씩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긍정론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소비와 투자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 이후 정부의 경기진작 정책효과를 무시할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 소비 지표는 조금씩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민간 소비는 작년 3분기 이후 개선세를 보이다 올 1분기 반짝 감소(전기 대비 -0.2%)했다. 작년 말 소비촉진책이 연초에 끝난 데 따른 ‘소비절벽’ 영향이었다. 하지만 2분기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소매판매(소비)는 전월보다 1.0% 늘며 2개월째 증가세를 보였다. 서비스업 생산도 5개월 연속 늘었다. 투자와 건설도 3% 이상 증가했다.

수출이 비록 감소하고 있지만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우리 경제에 결코 부정적이지 않다. 수출 감소폭보다 수입 감소폭이 더 큰 데 따른 ‘불황형 흑자’ 측면이 강하지만, 경상수지 흑자는 전체적으로 기업의 이익 증가로 이어진다. 국가 재정 상황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도 경기를 뒷받침할 수 있는 여력이 크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물론 △수출이 19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역대 최저 수준(2016년 2분기 72.1%)이라는 점 △기업의 체감경기가 여전히 부진하다는 점 △물가상승률이 장기간 0%대로 디플레 우려를 낳고 있다는 점 등은 부정적인 요인이다.

주목할 것은 정부의 경기 판단이다. 정부는 여전히 비관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하반기에 부실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등 정부의 정책 효과도 약해지는 등 부정적인 요인이 더 많다고 본다. 상장사 2분기 ‘깜짝 실적’에 대해서도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윤인대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좋다고 하지만 비용을 줄여 이익은 올리고 매출은 그대로인 경우가 많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