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론 경주하러 오세요” > 세계 최대 드론업체인 중국 DJI가 16일 경기 용인시 마북동에 국내 첫 드론 실내 경기장인 DJI아레나를 열었다. 이동식 경주로에서 장애물을 피해가며 비행할 수 있 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 “드론 경주하러 오세요” > 세계 최대 드론업체인 중국 DJI가 16일 경기 용인시 마북동에 국내 첫 드론 실내 경기장인 DJI아레나를 열었다. 이동식 경주로에서 장애물을 피해가며 비행할 수 있 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세계 최대 드론(무인항공기)업체인 중국 DJI가 16일 경기 용인에 DJI아레나라는 실내 드론 비행장을 열었다. 국내 첫 실내 드론 비행장인 이곳은 1395㎡ 면적에 드론 비행기록장비와 가상현실(VR) 기기, 대형 모니터 등 첨단 시설을 갖췄다.

DJI아레나는 역설적으로 한국의 열악한 드론산업 현주소를 드러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와 국내 업체들이 손 놓고 있는 사이 중국 기업이 한국 드론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최첨단 드론 시설을 지었기 때문이다. 문태현 DJI코리아 대표는 “한국은 드론과 관련한 새로운 시도를 할 최적의 시험장”이라며 “스타크래프트 같은 PC게임이 e스포츠로 인기를 끈 시장으로, 드론 레이싱 등 첨단 스포츠가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한국 드론산업은 수년째 규제에 발이 묶여 있다. 중국 DJI가 2006년 설립돼 지난해 매출 1조원(추정)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한국은 드론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해 관련 기업들이 항공법의 규제를 받아 왔다. 12㎏ 이상 상업용 드론을 시험비행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드론 시장 규모가 2023년 115억달러(약 13조5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자 정부는 뒤늦게 지난달 4일 드론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등 육성책 마련에 나섰지만, 선발 업체를 추격하는 것은 요원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 때문에 시험비행이 힘들어 대부분의 드론 개발사들이 좁은 사무실에서 장난감 수준의 드론을 제작해 테스트하고 있다”며 “드론 분야는 한국이 중국에 5년 이상 뒤처져 있다는 게 업계 통설”이라고 말했다.

임원기/용인=유하늘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