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동통신시장 1위 업체 버라이즌이 자동차 관련 정보기술(IT) 회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외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 포화로 신규 가입자 확보가 힘들어지자 자동차 대상 통신 서비스에서 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버라이즌은 지난 6월 미국 자동차 물류 소프트웨어업체 텔로지스를 인수했다. 인수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텔로지스는 무선통신과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해 자동차의 위치를 추적하고 최적의 경로를 제시한다. 택배회사, 식음료회사, 원유·가스 운송회사 등 물류를 취급하는 모든 기업에 필요한 서비스다.

버라이즌은 이달 1일 아일랜드 물류 소프트웨어 회사 플릿매틱스를 24억달러(약 2조6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텔로지스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휴대폰과 마찬가지로 차량 IT 서비스도 이동통신사 무선통신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버라이즌 매출 증대에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전 베어드슬리 ABI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버라이즌이 자동차 IT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추가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 사이버 보안에 강점을 지닌 이스라엘 어거스와 미국 차량 데이터 분석업체 모비멘토를 버라이즌의 잠재 인수대상으로 꼽았다.

미국 이동통신업체들은 시장이 포화상태여서 성장 둔화를 겪고 있다. 버라이즌의 지난 2분기 매출은 30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했다. 버라이즌이 지난달 야후를 48억달러(약 5조원)에 인수한 것도 디지털 미디어·광고 분야로 매출원을 다변화하기 위해서였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