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지네에서 분리한 항생물질을 이용해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 효능을 지닌 화장품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농촌진흥청은 10일 왕지네에서 분리한 항생물질인 '스콜로펜드라신(scolopendrasin) I' 개발 기술을 이전받은 산업체에서 화장품을 개발해 본격 출시했다고 밝혔다.

'스콜로펜드라신 I'은 왕지네 등이 세균에 대항하기 위해 분비하는 항균 펩타이드로, 14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작은 단백질이다.

이 물질은 생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아토피 피부염을 치유하는 데 효능이 탁월하고 기존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균들에 대해서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농촌진흥청은 밝혔다.

아토피가 발생하면 발적과 부종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면역글로불린 E(IgE)'와 '히스타민(histamine)'이 증가하는데, '스콜로펜드라신 I'를 투여한 생쥐에서 이들 아토피성 피부염 지표물질이 각각 37~57%, 71~82% 가량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스콜로펜드라신Ⅰ'를 투여한 생쥐는 기존 치료제를 투여한 생쥐보다도 약 15~42% 정도 더 강력한 아토피성 피부염 지표물질 감소 효능을 보였다.

농촌진흥청은 '스콜로펜드라신Ⅰ'에 대해 지난 2013년 4월 특허출원하고 화장품 개발을 위해 산업체에 기술을 이전했으며, 기술을 이전받은 업체 중 1곳에서 화장품을 개발해 제품을 출시했다.

또한 다른 2개 업체에서도 상용화를 위한 시제품을 개발 중이다.

농촌진흥청 황재삼 곤충산업과 농업연구관은 "아토피성 피부염 치유에 효능이 있는 물질인 '스콜로펜드라신Ⅰ'이 화장품뿐만 아니라 의약품 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상용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