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소비자에게 시중보다 최대 95% 싼 가격으로 약품을 판매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등장했다.

8일 CNBC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창업한 ‘블링크헬스’는 무료 앱(응용프로그램)과 자사 웹사이트(www.blinkhealth.com)를 통해 판매하는 1만5000여개 복제약 중 50% 이상을 10달러 이하에 팔고 있다. 콜레스테롤 저하제(Lipitor)는 30알 기준으로 시중 약국 가격이 163.24달러에 이르지만 블링크헬스 웹사이트에서는 9.94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 134.05달러짜리 우울증 치료제(Lexapro)는 8.25달러면 구입할 수 있다.

블링크헬스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인 제프리 체이큰은 “기술이 전체 산업구조를 뒤흔들 수 있다”며 “아직 제약업계에는 우버(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와 같은 혁신 사례가 나오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저렴한 택시요금을 내걸어 기존 업계의 아성을 깨고 있는 우버처럼 제약업계의 가격 파괴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것이다.

블링크헬스의 약품 판매 구조는 박리다매형이다. 블링크헬스는 2500만명에 이르는 회원과 약국 네트워크를 갖춘 처방약 제조·환자 관리 대행업체(PBM)와 제휴를 맺고 있다. 환자나 소비자는 블링크헬스 웹사이트나 앱을 방문해 필요한 약품을 검색한 뒤 온라인으로 약값을 내고 월그린, 타깃, 세이프웨이 등 약국 체인점이나 슈퍼마켓, 할인점 등에서 약품을 찾아가면 된다.

체이큰 CEO는 “대량 구매 파워를 통해 제약사로부터 싼값에 복제약을 조달할 수 있다”며 “더 많은 회원을 확보할수록 협상력이 높아져 약값이 더 내려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