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위기에 몰렸던 액화석유가스(LPG)산업이 7년 만에 부활하고 있다. 업계에서 ‘LPG의 반란’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프로판 구원등판…LPG의 반란
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LPG 소비량은 432만3000t으로 작년 상반기(359만9000t)보다 20.1%나 늘었다. 1분기 13.2%였던 LPG 소비 증가율이 2분기에는 27.3%로 높아졌다. 국내 LPG 소비는 2009년 929만t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지난해(774만1000t)까지 줄곧 내리막이었다. 최대 수요처인 수송용(차량용 LPG) 소비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에도 수송용 소비는 172만2000t에 그쳐 작년 상반기보다 5.0% 줄었다. 예년 같으면 전체 LPG 소비도 덩달아 고꾸라져야 할 판이다. 하지만 올해는 석유화학 원료용 LPG(주로 프로판)가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작년 상반기 60만8000t에 그친 석유화학 원료용 LPG 소비가 올 상반기 129만7000t으로 113.3% 급증하며 전체 LPG 소비 증가를 이끌었다.

이는 LPG, 특히 프로판의 가격 경쟁력이 커진 덕분이다. 석유화학 원료는 주로 나프타가 쓰인다. 하지만 가격 경쟁력에 따라선 프로판이 대안이 된다. 최근 저유가, 북미 셰일가스 생산, 파나마 운하 개통 등으로 국제 LPG 가격이 하락하면서 나프타의 가격 경쟁력이 커졌다. 지난 7월 기준 국제 프로판 가격은 t당 305달러로 t당 391달러인 나프타의 78% 수준이다.

국내 석유화학사들도 원료용 LPG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화토탈이 지난 6월 충남 서산 대산공장에 4만t급 LPG 공장을 짓고 나프타와 LPG 혼합 원료 사용에 나선 게 대표적이다.

LPG의 반란에 힘입어 국내 양대 LPG 수입사인 SK가스와 E1은 올해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런 추세가 내년 이후에도 계속될지 불확실한 데다 핵심 수요처인 LPG 차량 수요가 계속 감소하는 점은 이들 업체에 부담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