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OLED 없어서…중국 스마트폰 못 만들어"
중국의 스마트폰 신흥강자인 오포가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공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시장의 99%를 차지하는 삼성이 중국 업체의 급증하는 수요 만큼 공급을 늘리지 못해서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5일 중국 오포가 올해 판매 목표량을 9000만~1억대로 늘려잡았지만 달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5000만대를 판매한 오포는 올초 올해 6000만대를 팔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판매가 급증하자 최근 1억대까지 높였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에 패널을 추가로 공급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삼성은 그만큼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당초 올해 삼성전자 갤럭시용으로 2억4000만대, 오포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업체용으로 1억대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설비를 갖춰왔다. 이런 상황에서 오포가 주문을 대폭 늘렸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오포와 형제 브랜드 비보는 지난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각각 1850만대(점유율 5.5%)와 1430만대(4.3%)를 팔았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3%, 123% 증가한 것이다. 이 두 브랜드의 점유율을 더하면 9.8%로 애플과 삼성에 이어 세계 3위다.

이들은 작년부터 주요 모델에 OLED 패널을 탑재, 화웨이 샤오미 등과 차별화에 성공했다. 지난해 오포와 비보 스마트폰의 OLED 패널 탑재 비율은 각각 37%와 25%로 화웨이(8%)보다 훨씬 높다. 올해 오포와 비보는 OLED 비중을 각각 39%, 35%로 높일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상반기부터 내년까지 10조~15조원을 투자해 OLED 생산라인을 증설 중이다. 충남 아산의 A3 공장에서 만드는 6세대(1500㎜×1850㎜) OLED 패널 생산량을 올 상반기 월 1만5000장에서 내년 중 15만장까지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증설 물량 대부분은 내년부터 납품계약을 맺은 애플에 공급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도 투자에 나섰다. 경북 구미에 1조500억원을 들여 6세대 OLED 공장(E5)을 짓고 있는 LG는 지난달 26일 경기 파주 공장(P9)에도 1조9900억원을 투자해 월 1만5000장 규모의 6세대 OLED 라인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