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삼성전자 마케팅 전시관 ‘삼성 837센터’에 마련된 터널형 체험공간 ‘소셜 갤럭시’. 삼성전자의 모바일기기 수백대를 활용해 관람객이 올린 사진과 게시물을 보여준다. 삼성전자 제공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삼성전자 마케팅 전시관 ‘삼성 837센터’에 마련된 터널형 체험공간 ‘소셜 갤럭시’. 삼성전자의 모바일기기 수백대를 활용해 관람객이 올린 사진과 게시물을 보여준다. 삼성전자 제공
미국 뉴욕 맨해튼의 워싱턴스트리트 837. 과거 이곳은 정육점이 몰려 있어 ‘미트 패킹(meat packing)’ 지역이라 불렸다. 지금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판매 기업인 삼성전자의 마케팅 전시관 ‘삼성 837센터’가 자리잡아 뉴욕의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을 발표하기 하루 전인 지난 1일 삼성 837센터를 찾았다. 이른 오전인데도 관람객이 적잖이 몰려들고 있었다. 지난 2월 말 문을 연 이곳은 삼성전자 북미 마케팅의 핵심시설이다. 개장 후 5개월여간 방문객이 20만명을 넘었다. 하루평균 1000~1500명이 다녀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상 6층, 5289㎡(약 1600평) 규모의 837센터는 국내 삼성 디지털프라자 같은 판매점과는 다른 개념의 마케팅센터다. 스마트폰, TV, 냉장고 등 다양한 삼성전자 제품이 전시돼 있지만 소비자에게 물건을 판매하지 않는다. 그 대신 소비자가 각종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해놓은 게 특징이다.

센터로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초대형 스크린이다. 50인치 크기의 스크린 96개로 구성된 미디어월(media wall)이다. 크기가 가로 8.5m, 세로 9.7m에 달한다. 미디어월 앞쪽에 설치된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얼굴을 찍으면 셀 수 없이 많은 사진을 합성해 90㎡ 크기의 전체 화면에 모자이크 방식으로 띄워준다.

미디어월 앞에 마련된 80여개 규모의 좌석은 매주 재즈공연이나 토크콘서트 등이 열리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2월 개관 당시에는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와의 토크쇼가 열리기도 했다.

1층에는 삼성전자의 가상현실(VR) 기기 ‘기어VR’을 써보는 체험존도 마련됐다. 8개의 4차원(4D) 체험용 의자가 설치돼 있다. 관람객은 롤러코스터와 같은 콘텐츠를 기어VR을 착용한 채 생생한 4D 영상으로 즐길 수 있다.

방문객에게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공간은 ‘소셜 갤럭시’라는 전시시설이다.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각종 모니터 등 300여개의 스크린이 천장과 벽에 도배되듯 설치된 공간이다. 방문객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소셜갤럭시 등)를 달아 사진을 올리면 소셜 갤럭시에 설치된 스크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보여준다. 바닥과 반대쪽 벽면이 거울로 돼 있어 마치 360도 터널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백남준의 비디오아트를 보는 것 같았다.

837센터 2층에는 스마트폰 갤럭시S7, 스마트밴드 기어핏2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와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이 전시돼 있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을 일반 가정집처럼 꾸며놔 관람객이 편하게 제품을 사용해볼 수 있다.

837센터는 개관한 지 5개월여가 지나면서 뉴요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센터를 소개한 신혜경 삼성전자 부장은 “미국인이 좋아하는 패션과 기술, 요리, 음악, 예술 등 다양한 문화를 아우르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