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깜찍한 외모의 미니 JCW, 시동을 거는 순간 '질주 본색'
[ 안혜원 기자 ]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진 미니 JCW를 타러 가는 길. "이 차는 무슨 차지? 디자인이 독특하네" 두 세명의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틈을 비집고 들어가니 앙증맞은 뒤태, 커다랗고 동그란 헤드램프를 가진 미니 JCW가 서 있다.

작고 깜찍한 디자인이 눈에 띄는 미니 JCW를 지난달 타봤다. 3박4일간 서울, 강원도 평창 일대를 달렸다.

BMW의 프리미엄 소형차 미니는 귀여운 외모와는 얼핏 매치되지 않는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지녔다. 특히 미니의 고성능 모델 JCW는 레이싱 성능을 극대화 한 모델이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 버튼을 누르려고 손을 뻗었지만 핸들 주변 어디에서도 버튼을 찾을 수 없었다. 여기저기 찾아보니 실내 센터페시아 하단에서 시동 버튼을 발견할 수 있었다. 비행기 조종석을 본 딴 버튼이 독특하다. 시동을 걸기 전부터 미니만의 특별한 디자인이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시승기+] 깜찍한 외모의 미니 JCW, 시동을 거는 순간 '질주 본색'
시동을 걸자 반전이 시작됐다. '으르렁'거리는 낮은 엔진음이 주행 성능을 예감하게 한다. 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빠르게 튀어나가는 응답성에 당황했다. 초보 운전자는 다루기 어려운 가속 성능이다. 차량의 성능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주말 오후 꽉 막힌 서울 도심을 달렸다. 도심 주행 중 스톱·스타트(공회전제한장치) 기능이 작동해 정차 중에는 연료 공급을 차단했다. 신호대기 중이나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구간에서는 엔진이 멈췄다. 연비를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

다만 스톱·스타트 기능이 작동될 때 마다 에어컨이 꺼졌다. 더운 여름철에는 기능을 해제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겠다.

도심 구간을 빠져나와 도로가 뻥 뚫린 고속 구간에 들어섰다. JCW의 진가는 고속 구간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가속 페달을 밟았다. 순간 가속력이 상상 이상이다. 작은 차체가 순식간에 앞으로 튕겨나가면서 배기음이 커졌다. "아, 역시 JCW"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JCW의 엔진은 1998cc 직렬 4기통 트윈파워 터보가솔린으로 최고 출력 231마력, 최대 토크 32.7kg·m의 힘을 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6.6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미니 기본형이 엔진회전수 4250rpm에서 최대토크를 발휘하는데 비해 JCW는 1750~5500rpm 사이에서 최대토크를 뿜어내 운전 재미가 더욱 높였다"고 설명했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주행 안정감도 함께 높아졌다. 차체는 빠른 속도로 노면을 치고 나가는 상황에서도 흔들림이 없다. 가속 성능 만큼이나 제동 성능도 뛰어나다. 100km/h 넘는 고속에서 갑작스럽게 브레이크 페달을 밟게 된 상황에서도 JCW는 의도한 만큼 정확하게 섰다.

핸들의 응답성도 즉각적이다. 급격한 커브길에서 핸들링이 어렵지 않다. 의도한 만큼 꺾고 푸는 만큼 풀린다. 시동을 켜면 올라오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도 편안한 운전을 도왔다.

단점도 있다. 3도어(트렁크 도어 포함)라 뒷좌석에 타기는 불편하다. 2열은 체구가 작은 여성이나 어린이 정도가 탈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좁다.

연비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주행 성능을 만끽했지만 연비는 약 12km/L를 기록했다. 복합 연비 11.9km/L와 비슷한 수치다. 가격은 만만치 않다. 4890만원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