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공부문 흑자 33조8천억원으로 확대

우리나라의 정부와 공기업 등을 합친 공공부문 수지가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공기업은 한국은행이 통계를 산출하기 시작한 2007년 이후 처음 흑자를 냈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5년 공공부문 계정(잠정)'을 보면 지난해 공공부문의 총수입은 735조6천억원, 총지출은 701조8천억원이다.

이로써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공공부문 수지는 33조8천억원으로 2014년(17조4천억원)에 이어 2년째 흑자를 보였다.

공공부문 계정은 2014년 처음 도입한 공공부문 손익계산서 성격의 통계로 2007년 수치부터 집계됐다.

작년 통계의 대상기관 및 기금은 일반정부(중앙정부, 지방정부 사회보장기금) 5천163개, 공기업(금융·비금융) 187개 등 5천350개다.

◇ 공공부문 살림살이 2년째 흑자…부동산 경기 호조 영향

공공부문 총수입 735조6천억원은 2014년(711조4천억원)보다 24조2천억원(3.4%) 늘었다.

총지출 701조8천억원도 7조8천억원(1.1%) 늘어난 수치다.

공공부문 수지는 2007년 17조6천억원 흑자를 기록했다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6년 연속 적자를 낸 바 있다.

공기업이 4대강 살리기, 혁신도시 건설, 보금자리주택 등 대규모 국책사용에 동원된 영향이 컸다.

2014년부터 공공부문 수지가 흑자로 돌아선 것은 부동산 경기 호조에 따른 조세 수입 증가와 공기업의 실적 향상 및 부채 감축 등에 따른 결과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지난해 공공부문의 부문별 계정을 보면 일반정부는 총수입이 526조6천억원으로 2014년(494조1천억원)에 비해 32조5천억원(6.6%) 늘었다.

부동산 거래 활성화로 양도소득세, 취득세 등 조세 수입이 크게 늘었고 국민연금 등 사회부담금 수입이 증가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일반정부의 총지출은 504조6천억원으로 29조3천억원(6.2%) 늘었다.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에서 지출이 늘고 기초연금, 국민연금 등 가계의 사회수혜금 지급도 확대됐다.

지난해 일반정부의 흑자는 22조원으로 2014년(18조9천억원)보다 3조1천억원 늘었다.

중앙정부는 25조2천억원 적자를 냈지만 지방정부(4조5천억원)와 사회보장기금(42조7천억원)은 각각 흑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사회보장기금을 제외한 공공부문 적자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0.6%를 기록했다.

이는 영국(-4.4%), 호주(-2.5%), 일본(2014년 기준 -5.6%) 등 주요국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한은이 밝혔다.

또 지난해 우리나라의 일반정부 적자는 명목 GDP 대비 1.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3.1%를 밑돌았다.

◇ 공기업 수지 흑자 전환…비금융공기업 투자 2년째 감소

지난해 공기업 흑자를 살펴보면 비금융공기업 9조5천억원, 금융공기업 2조3천억원 등 모두 11조8천억원으로 집계됐다.

공기업 수지가 흑자를 기록한 것은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7년 이후 처음이다.

명목 GDP 대비 공기업 수지 비율도 0.8%로, 2014년까지 이어진 마이너스 행진을 마감했다.

김성자 한은 지출국민소득팀 과장은 "최근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부동산 관련 공기업들의 수익이 늘었고 유가 하락으로 공기업들의 영업 비용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한국전력공사가 서울 삼성동 부지를 매각한 점도 흑자에 기여했다.

지난해 비금융공기업의 총수입은 182조8천억원으로 전년보다 6조4천억원(3.4%) 감소했고 총지출은 173조3천억원으로 19조원(9.9%)이나 줄었다.

비금융공기업의 투자는 2013년 43조3천억원에서 2014년 35조6천억원, 지난해 34조7천억원으로 2년 연속 줄었다.

비금융공기업들이 부채 규모를 줄이려고 신규 사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공기업의 총수입은 32조8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1조1천억원(3.2%) 줄었고 총지출은 1조7천억원(5.2%) 감소한 30조6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총수입 감소는 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재산소득이 축소됐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금융공기업의 흑자 규모는 2조3천억원으로 2014년보다 6천억원 증가했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