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신세계 스타필드 입점 확정, 11월말 개장
삼성동에도 '플래그십 스토어' 추진


세계 전기자동차 시장을 선도하는 미국 테슬라모터스(이하 테슬라)의 한국시장 진출이 확정됐다.

한국 소비자는 오는 11월 전후로 경기 하남과 서울 강남의 테슬라 매장에서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현재 신세계 실무자들과 다음 달 개장하는 국내 최대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 입점 관련 세부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신세계 핵심 관계자는 "입점은 확정된 상태로, 구체적 입점 준비사항을 협의하는 단계"라며 "9월 하남 스타필드 복합쇼핑몰 개장 일정에 맞춰 동시 개장은 어렵더라도 11월말께면 매장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테슬라 매장 개장과 동시에 전시 뿐 아니라 판매까지 가능할지 여부는 정부 승인 절차가 언제 마무리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승인 절차가 늦어질 경우, 테슬라는 하남 스타필드 매장에서 일단 전기차를 전시하다가 나중에 판매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신세계는 세계적 핫 아이템인 '테슬라 전기차' 자체가 집객(고객을 끌어모음) 측면에서 매력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유치에 공을 들여왔다.

신세계가 스타필드 하남 개발 과정에서 벤치마킹(참조대상)으로 삼은 플로리다 유니버시티타운센터(UTC)몰, 인터내셔널플라자 등 미국 복합 쇼핑몰에는 이미 테슬라 전기차 매장이 들어서있다.

테슬라에 대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개인적 관심과 유치 의지도 이번 협업 성사에 큰 힘이 됐다.

정 회장은 지난 2014년 미국에서 직접 테슬라 전기자동차 '모델S' 구매해 한국으로 들여온, 사실상 테슬라의 '한국 1호' 고객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혁신, 친환경 등의 상징과도 같은 테슬라가 스타필드에 들어서면 흥행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테슬라 입장에서도 '한국 최대 복합쇼핑몰'로서 일정 규모 이상의 유동 인구가 보장되기 때문에 하남행 성사를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 스타필드 하남 테슬라 매장이 '국내 1호 테슬라 지점' 타이틀을 딸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테슬라가 한국법인, 테슬라코리아를 통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 등에 직접 로드숍(거리 매장)을 운영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남 입점 뿐 아니라 접근성이 좋고 주요 고객층이 몰려있는 '서울 강남' 입성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는 얘기다.

강남 매장은 테슬라의 플래그십 스토어(특정 브랜드의 여러 상품을 홍보ㆍ판매하는 대표 매장)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공간 임대나 매입, 인가 등의 절차가 빠르게 진행돼 서울 강남 로드숍이 10월께 먼저 문을 연다면, 스타필드 하남점은 '테슬라 2호점'이 된다.

가능성은 많이 낮아졌지만, 지난 2014년 10월 개장한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제2롯데월드)도 여전히 테슬라 매장의 후보지 중 하나로 거론된다.

롯데월드몰 운영사인 롯데자산개발 관계자는 "지난 5월까지 에이전시(대행사)를 통해 테슬라와 롯데월드몰 입점 협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한국 진출을 모색하던 테슬라와, 롯데월드몰 콘텐츠 강화 방안을 강구하던 롯데가 롯데월드몰의 MD(상품 구색·조달) 컨설팅을 맡은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C' 업체를 사이에 두고 자연스럽게 최근까지 입점 협상을 벌였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5월 이후 사실상 롯데-테슬라 간 협의는 중단된 상태다.

롯데 관계자는 "협상 당시에도 테슬라는 서울에 직접 로드숍을 내는 방법을 병행 검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재는 '협상 결렬' 상태이지만, 테슬라가 한국 매장을 추가한다면 잠실 롯데월드몰도 다시 유치에 뛰어들 가능성이 다분하다.

테슬라는 2003년에 설립된 미국의 전기자동차 전문 제조업체다.

히어로(영웅) 만화·영화의 주인공인 '아이언맨'의 실존 모델로 유명한 혁신적 경영인 일론 머스크가 대표(CEO)를 맡고 있다.

테슬라의 '로드스터'와 '모델S'는 전기차 시대를 연 것으로 평가받았고, 올해 초 선보인 보급형 전기차 세단 '모델3'는 이미 예약 주문량이 세계적으로 37만대를 넘어설 만큼 시장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