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로 수천억원을 벌었다는 '자수성가 성공담'을 내세워 유명해진 30대 개인투자자가 장외주식을 부정거래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금융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3일 증권가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른바 '청담동 주식부자'로 알려진 이모(30) 씨가 투자자들을 모아 허위 정보를 퍼트리고 헐값의 장외주식을 비싸게 팔아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진정을 접수하고 조사에 들어갔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이 씨와 관련해 피해를 봤다는 진정이 여러 건 들어와 조사를 시작했다"며 "피해자를 불러 조사하는 단계여서 피해금액 등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이 씨가 자신의 동생과 함께 투자자문사 등을 차려놓고 회원들을 상대로 헐값에 인수한 장외주식 가치를 부풀려 비싸게 팔아 차익을 챙겼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30~40명의 피해자들이 모임을 만들어 금융당국과 검찰 등에 민원을 제기하며 공동대응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개인 블로그에 강남 청담동에 있다는 고급주택과 '부가티' '벤틀리' 같은 외제차 주차 사진을 올리며 자신의 재력을 과시해 이목을 끌었다.

그는 원래 집안이 가난해 삼겹살집과 대형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나이트클럽 웨이터로 일하기도 하는 등 온갖 고생을 한 '흙수저' 출신이지만 주식투자로 자수성가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재산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되자 자신이 운영한다는 투자자문사 주주명부와 건물 등기부등본 등 '부자 인증' 서류를 블로그에 올리기도 했다.

증권전문 방송에서 주식 전문가로도 활약한 이 씨는 간간이 케이블TV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증권가뿐만 아니라 방송가에서도 인지도가 있는 인물로 통한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