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이달 중순부터 홍채(눈동자) 인증만으로 모바일뱅킹을 통해 각종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모바일뱅킹에 국한되긴 하지만 기존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수단으로 홍채 인증을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채와 손바닥 정맥, 지문 등을 활용한 생체 본인인증 시대가 빠르게 열리고 있다.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홍채 인식 기능을 적용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이 출시되는 이달 중순부터 ‘스마트폰 홍채 인증서비스’를 도입한다고 3일 발표했다.

삼성 갤럭시노트7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스마트폰의 삼성패스 기술을 통해 자신의 홍채를 인증한 뒤 계좌이체 등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기존 공인인증서는 없어도 된다. 홍채 인증 정보가 이용자 스마트폰에만 저장돼 프라이버시는 보호된다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홍채는 10억명 중 2명꼴로만 비슷할 정도로 패턴이 제각각이어서 지문 등에 비해 보안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한은행도 이달 중 홍채 인증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KEB하나은행은 9월부터 애플 아이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홍채 인증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은행들은 그동안 핀테크(금융+기술) 흐름을 타고 홍채는 물론 손바닥 정맥, 지문 등 다양한 생체 인증 방식을 추진했으나 지지부진했다. 소비자 불편에도 인터넷뱅킹은 물론 대부분 모바일뱅킹에서도 공인인증서 방식을 고수했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이 홍채 인증 방식을 도입하면서 생체 인증이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국민은행도 향후 지문과 홍채 인증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 출시로 홍채 인증을 채택하는 금융회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생체 인증 수단과의 주도권 싸움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