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들이 주식 채권 등 전통적 투자에서 대체투자로 관심을 옮기고 있다. 저금리로 인한 수익률 추구성향이 강화되고 고령화 진행으로 장기투자 수요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국내 대체투자 규모 260조…연평균 17.4% 증가

이장욱 한국은행 금융안정국 금융규제팀 과장은 3일 'BOK 이슈노트-국내 대체투자 현황 및 시사점'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대체투자는 주식이나 채권 같은 전통적인 투자 상품이 아닌 다른 대상에 투자하는 방식을 말한다. 대상은 사모펀드, 헤지펀드, 부동산, 벤처기업, 원자재, 선박 등 다양하다.

지난해말 기준 국내 대체투자 규모는 260조3000억원(민간투자사업(PPP), 부동산간접투자(부동산펀드, REITs), 특별자산펀드, PEF 및 헤지펀드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6년말(61조4000억원)에 비해 4.2배 확대된 것이다. 연평균으로는 17.4%씩 증가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대체투자 비중도 지난해말 현재 16.7%로, 2006년말(6.1%) 대비 10.6%포인트 상승했다.
저금리에 수익추구 성향 강화…큰 손들, 주식·채권 아닌 대체투자에 눈돌려
대체투자 가운데 민간투자사업 및 부동산간접투자(부동산펀드, 리츠)가 국내 대체투자의 대부분(약 70%)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투자사업은 최소운영수입보장(투자자의 실제 수익금액이 예상보다 적을 경우 정부가 이를 보전해주는 제도) 폐지 등으로 증가폭이 감소된 반면, 특별자산펀드 및 사모투자펀드(PEF)의 증가폭은 확대됐다. 특히 부동산간접투자는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 "기관투자자들, 부동산·민간투자사업에 주로 투자"

국내 대체투자의 주요 투자자는 연기금, 보험회사,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로 구성돼있다.

이 과장은 "기관투자자들은 고정적인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하고 다른 대체투자 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산 가치 변동이 크지 않은 부동산(오피스빌딩 등), 민간투자사업에 주로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저금리에 수익추구 성향 강화…큰 손들, 주식·채권 아닌 대체투자에 눈돌려
투자형태별로 살펴보면 보험사, 은행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대출 비중이 높은 반면 자산운용사는 출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자는 주식, 수익증권을 포함한 것이다.

또 보험사, 자산운용사는 국내 대체투자 비중이 대체로 높았으나 최근 국내 대체투자 대상 부족 등으로 해외 대체투자가 확대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 과장은 부동산 및 해외투자 리스크에 대해 우려했다. 최근 부동산간접투자는 공실률 상승 등에 기인해 투자수익률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대체투자는 전문인력 부족 등으로 직접운용보다는 자산운용사를 통한 간접투자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 보험회사의 해외 대체투자 중 자산운용사를 통한 간접투자 비중은 지난 2013년말 39.3%에서 2015년 9월말 50.7%로 증가했다.

또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해외 대체투자 펀드의 경우 환헤지 비중이 낮은 편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저금리 하에서 기관투자자들의 대체투자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그러나 투자자 및 투자대상에 따라 감독당국이 나눠져 있고 체계적인 모니터링이 어려운 상황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