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다그룹, 미국·유럽 영화관 체인 등 잇따라 쇼핑

중국 최고의 갑부인 왕젠린(王健林)이 영화제국의 꿈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왕젠린의 완다그룹은 대형 스크린 업체 아이맥스와의 계약을 통해 앞으로 6년간 중국에 아이맥스 상영관 150개를 추가하기로 했다.

이번 계약은 세계적인 영화제국을 건설하려는 완다의 야망을 보여주는 가장 최근의 사례다.

미국 2위 영화관 체인 AMC를 보유한 완다그룹은 지난달 유럽 최대 영화관인 오데온&UCI 시네마를 9억 파운드(약 1조3천억원)에 사기로 했다.

또 최근 미국 3위 업체 카마이크 시네마에 인수가격을 부채 포함 12억 달러(1조3천억원)로 높여 제시했다.

완다는 유럽과 미국에서 인수가 완료되면 세계 최대 영화관 업체로 도약하게 된다.

완다는 현재 중국에서 아이맥스 상영관을 150개 보유하고 있다.

아이맥스는 세계적으로 1천100개 넘는 상영관이 있으며 이 가운데 중국에 있는 것은 350개다.

한국에 아이맥스관이 10개 있는 것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규모다.

중국에서 아이맥스 상영관은 완다가 새로 만들기로 한 150개를 포함해 407개가 더 생길 예정이다.

아이맥스의 리치 겔폰드 최고경영자는 완다와의 이번 계약에 대해 "회사의 50년 역사상 가장 큰 계약"이라고 말했다.

영화산업 컨설팅업체 아티잔 게이트웨이에 따르면 중국의 영화관 입장수입은 올해 상반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증가해 40억 달러(약 4조5천억원)를 넘어섰다.

전년보다 증가세가 둔화한 데 대해 일부 우려도 있지만, 미국의 영화관 입장수입이 대체로 정체 상태인 것과 비교하면 큰 성장세다.

아이맥스의 겔폰드 CEO는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에도 영화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절대 숫자로 보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인이 영화관에 가는 횟수를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아직 시장이 초기 단계라 자연스럽게 성장할 여지가 많다"고 했다.

아이맥스는 이르면 내년에 북미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영화 시장이 될 중국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아이맥스의 중국 자회사는 지난해 10월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아이맥스 차이나의 주가는 공모가 대비 30% 올랐다.

아이맥스는 '몽키킹 2', '모진 더 로스트 레전드' 같은 중국 영화를 아이맥스 스크린으로 상영했다.

한편 완다는 전날 리얼D의 3D 영사시스템을 4년간 4천 개의 상영관에 설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리얼D 시스템을 갖춘 완다의 상영관은 5천600개로 늘어난다.

완다는 올해 들어 영화산업을 중심으로 엔터테인먼트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초 '쥬라기월드' 등을 제작한 할리우드 영화사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를 35억 달러에 샀다.

또 바이어컴의 영화사 파라마운트 픽처스 지분 49%를 사기 위해 협상을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kimy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