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은 김영란메뉴 개발, 백화점은 5만원 선물확대, 특급호텔도 가세

이른바 김영란법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을 앞두고 유통·요식업계에서 고안해낸 상품들이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타격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하는 고급 식당가는 물론, 백화점, 고급호텔 등지에서도 김영란법에 맞는 상품군을 준비하고 있다.

3일 요식업게에 따르면 대전의 한 소고깃집은 이달부터 김영란 세트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미국산 소고기 300g과 소주(맥주) 2병, 식사를 포함해서 2만9천900원이다.

식사 접대 상한선인 3만원 턱밑까지 가격대를 맞췄다.

메뉴를 고안한 식당 주인은 "한우로는 절대 가격대를 맞출 수가 없어 미국산 소고기를 중심으로 메뉴를 개발했다"며 "2만9천900원이라는 가격대를 보고 공무원이나 기업체 등에서 안심하고 식사를 하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도 추석을 앞두고 미리부터 김영란법 준비에 들어갔다.

김영란법 시행이 이번 추석 이후부터지만 심리적인 부담감에 저가 선물로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고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 백화점에서는 기존에 선물세트 구성을 5만원 미만 상품이 20%를 차지했다면 최대 40%까지 늘릴 방침이다.

특히 인기가 많은 과일류 선물세트의 5만원대 비중을 5%에서 15%로 확대하기로 했다.

사과 선물세트는 15개에서 12개로 줄이고, 배는 12개에서 9개, 멜론 4개에서 3개로 줄인 상품을 내놓는다.

이렇게 하면 6만5천원대 과일 상품 가격이 4만9천원대로 떨어진다고 백화점 관계자는 설명했다.

역시 선물 가격 상한선인 5만원보다 1천원 적은 수준이다.

또 가격대가 낮아서 상대적으로 인기를 누릴 것 같은 공산품과 소시지 선물세트의 비중도 확대할 방침이다.

그러나 논란이 되는 소고기를 포함한 육류 선물세트에 대한 대책은 여전히 고심하고 있다.

특히 소고기 선물세트를 김영란법 가격대에 맞추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5만원 이하 선물구성을 못 하고 있다.

이밖에 서울의 리츠칼튼 호텔에서는 4만4천원짜리 차와 와인 등으로 구성된 5만원 미만의 추석 선물상품 등을 새롭게 준비했다.

백화점 한 관계자는 "김영란법 시행 전이긴 하지만 올 추석에 구성한 선물세트의 판매 추이를 지켜보고 내년 설 상품 구성에 적용할 계획"이라며 "청과를 중심으로 현재 바이어들이 산지를 직접 돌며 김영란법에 적용받지 않은 상품 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young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