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로 불확실성 커진 현지시장 점검·해법 모색…"유럽 필두로 돌파구 열어야"
올해 유럽서 89만1천대 판매 신기록 목표…"결국은 품질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브렉시트 영향 등으로 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유럽과 러시아를 적접 찾아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비행기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몽구 회장은 2일부터 러시아, 슬로바키아, 체코에 있는 현대·기아차 생산공장을 둘러보고 유럽지역 판매 현황과 시장 상황을 점검한다.

이번 정 회장의 유럽행은 세계 자동차시장이 저성장 기조를 보이는 가운데 유럽 자동차시장의 전략적 중요도가 한층 상승했기 때문이다.

또 브렉시트 결정 이후 향후 예상되는 유럽연합(EU)과 영국 간 교역조건 악화 등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유럽 자동차시장에 대한 정밀한 진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현대차그룹은 전했다.

정 회장은 현대·기아차 유럽법인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올해 상반기 유럽 자동차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며 선전하고 있는 현지 임직원들을 치하하고 격려할 예정이다.

올 상반기 현대·기아차는 유럽에서 전년 대비 12.3% 늘어난 49만1천여대를 판매했다.

이는 유럽 전체 시장의 성장률 9.1%보다 3.2% 포인트 높은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유럽에서 89만1천대를 판매해 사상 최대 판매 기록을 경신한다는 계획이다.

정몽구 회장은 "올해 글로벌 자동차시장이 2%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판매가 예상되는 유럽을 필두로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유럽에서 선전을 독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이어 "유럽시장도 하반기에는 불안요인이 확대되고 있으며 글로벌 메이커 간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한다.

환경변화를 예의주시하고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 "SUV를 주축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유럽에서 처음 선보이는 친환경 전용차를 통해 브랜드 파워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할 방침이다.

정몽구 회장은 "결국은 품질이다.

제품의 품질, 고객 만족의 품질 등 생산은 물론, 판매와 서비스까지 전 분야에서 고객지향의 품질 주의를 확고히 해야 한다"고 당부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3일(현지시간)부터 러시아공장에 이어 유럽 전략 차종을 생산하고 있는 기아차 슬로바키아공장, 현대차 체코공장을 차례로 방문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새로 투입된 투싼, 스포티지 등 신차들의 양산품질 확보를 강조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유럽시장의 주요 전환기마다 현지를 찾아 대응책을 강구해왔다.

2012년 6월 유럽 재정위기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유럽발 위기 전이를 사전차단하라"며 법인장 회의를 한달 앞당겨 시행하고, 양사 경영진을 유럽으로 급파한 바 있다.

이듬해에는 6년째 유럽시장 수요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음에도 "유럽시장 회복을 대비한 준비체계를 갖추라"고 주문했고, 2014년 상반기 회복이 가시화되자 "회복기에는 경쟁이 격화되기 때문에 전열을 재정비하라"고 당부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처음으로 하이브리드를 유럽시장에 출시하며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의 풀라인업을 구축, 유럽 친환경차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글로벌 4위 친환경 메이커로 성장한 저력을 바탕으로 아이오닉, 니로, K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성공적 론칭을 통해 유럽에서 본격 승부를 겨루기 위한 토대를 다질 계획이다.

아울러 하반기 유럽 자동차시장의 불확실성 확대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핵심 차종 판매 극대화 ▲상품경쟁력 강화 ▲브랜드마케팅 강화 ▲딜러망 경쟁력 향상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현대·기아차는 또 오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러시아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이와 관련, 정몽구 회장은 러시아 현지 임직원들에게 "미래의 새로운 기회를 위해 어려움이 있더라도 러시아 시장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말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에 전년 대비 13.5% 감소한 32만4천701대를 러시아 시장에서 판매했다.

하지만 러시아 전체 시장이 35.7% 감소함에 따라 시장점유율은 15.1%에서 20.3%로 오히려 늘어났다.

올해 6월까지도 러시아 전체 시장이 14.1% 감소한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전년 대비 13.9% 감소한 13만4천100대를 판매해 시장 우위를 강화했다.

앞서 정몽구 회장은 지난해 3월 미국에 있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차 조지아 공장을 방문해 생산품질 등을 점검한 뒤 멕시코의 기아차 신공장 건설현장을 돌아보고 귀국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