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식에 정성립 사장·노조위원장 참석…"최고 수준 선박으로 보답"

대우조선해양은 싱가포르의 BW그룹으로부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을 수주했다고 1일 밝혔다.

원유운반선은 길이 336m, 너비 60m 규모로 31만8천톤의 원유를 실을 수 있다.

계약금은 2천억원 안팎이며 2018년 인도할 예정이다.

대우조선 정성립 사장은 휴가임에도 지난달 29일 싱가포르에서 BW그룹의 카스텐 몰텐센 최고경영자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대우조선 노동조합 현시한 위원장도 참석, "회사를 믿고 선박을 발주한 BW그룹에 감사를 표하며 납기·품질·안전 등 모든 면에서 최고 수준의 선박을 만들어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사장도 이번 계약에 대해 "회사가 비록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경제 여건도 만만치 않지만, 대우조선해양의 기술력과 노사 관계 안정성, 향후 지속 가능성 등에 대해 해외 선주들이 깊은 신뢰를 보이고 있음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BW그룹은 대우그룹 구조조정 여파로 대우조선이 워크아웃 중이던 1999∼2000년에도 원유운반선 3척을 발주했으며 2014년 LNG 운반선 2척, 2015년 LNG 운반선 2척과 대형 LPG운반선 4척을 발주하는 등 그간 대우조선에 힘을 실어줬다.

대우조선 측은 "지난 6월 그리스 안젤리쿠시스그룹이 4척의 선박을 발주한 데 이어 이번 계약까지 주요 고객사들의 굳건한 신뢰는 대우조선 위기 극복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선주들의 잇따른 발주는 해운시장이 브렉시트 등 부정적인 환경에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대우조선은 아시아 지역 선주가 2015년 발주한 LNG 운반선 2척을 LNG-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 1척과 LNG 운반선 1척으로 계약 내용을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이들 계약은 아직 건조가 시작되지 않았으며, LNG 운반선 1척이 더 비싼 LNG-FSRU로 바뀌면서 계약금이 기존 4천780억원에서 4천800억원으로 늘었다.

대우조선은 또 같은 아시아 지역 선주가 2014년 발주한 LNG 운반선 2척에 대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선수금을 조기에 받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선수금 조기 지급으로 관련 금융비용이 줄면서 전체 계약금액은 4천297억원에서 4천278억원으로 줄었다.

대우조선은 올해 LNG선 2척, 유조선 6척, 특수선 2척 등 총 10척을 수주하며, 수주금액 10억달러를 돌파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