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모터스가 태양광업체인 솔라시티 인수를 공식 발표했다. 두 회사는 모두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대주주다.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테슬라가 주당 25.37달러, 총액기준 26억달러(약 2조8780억원)에 솔라시티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고 1일 보도했다.

테슬라는 “두 회사의 합병으로 세계 유일의 태양광 에너지 수직계열화 회사가 탄생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테슬라의 전기차와 솔라시티의 태양광 패널을 한 회사에서 제조 판매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두 회사의 합병을 곱지 않은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인수 가격이 머스크 CEO가 예상한 26.50~28.50달러보다 낮은 데다 합병 효과도 불확실하다는 이유에서다. 제프리 오스번 코웬앤드코 시장분석가는 “낮은 가격은 향후 전망이나 결과에 좋지 못하다는 사실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적자 수렁에 빠진 솔라시티를 위해 테슬라가 ‘총대’를 멨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블룸버그는 이번 인수를 놓고 ‘솔라시티 구제금융’이라는 표현까지 내놨다.

솔라시티의 부채는 지난 3년간 13배로 불어 32억5000만달러(약 3조7000억원)에 이르렀다. 내년 말 갚아야 하는 빚은 12억3000만달러다. 태양광사업 특성상 자금 회수가 늦기 때문에 부채 부담이 크다. 솔라시티는 사업 전망이 좋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부채에 의존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두 회사의 최대주주인 머스크 CEO가 솔라시티를 살리기 위해 ‘수’를 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