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변화에 대응 못하면 8.4년 시한부 기업으로 도태"
국내 기업들은 빠른 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앞으로 평균 8.4년 만에 도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400개 제조업체(2229개사 응답)를 대상으로 벌인 ‘저성장시대에 대한 인식과 대응전략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49.9%가 “현재 돈을 벌고 있는 수익원이 사양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답했다.

기업들은 ‘대내외 환경 변화에 대처하지 않으면 회사의 생명력은 얼마나 유지될까’라는 물음에 “평균 8.4년 생존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업종별로는 주력 제품의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는 전자업종이 6.5년으로 가장 짧았고, 자동차(8년), 기계·철강(9년), 정유(10년), 섬유(15.9년) 등의 순이었다.

이종명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국내 산업 전반에 걸쳐 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처하지 않으면 ‘100년 기업’은커녕 우량 기업도 ‘100개월 시한부 기업’으로 전락할 것이란 불안감이 퍼져 있다”며 “응답 기업들은 시장의 변화 속도에 74% 수준만 적응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앞으로 주목받을 유망산업으로 에너지·환경(34.4%), 바이오·헬스(21.5%), 정보통신기술(ICT) 융합(19.2%), ICBM(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15%), 고부가가치 서비스(9.4%) 등을 꼽았다.

기업이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쏟아져 나왔다. 정부가 ‘불확실한 미래산업에 모험자본 유입환경 구축’을 해야 한다는 기업(48.8%)이 가장 많았고, 규제혁신(46.2%), 창조적 인재육성(31.0%), 산학협력 지원을 통한 연구개발(R&D·24.3%) 등을 요청하는 기업도 상당수였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한국에서 창업한 기업이 3년 넘게 생존하는 비율은 38%에 불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 대상국 25개국 가운데 하위권에 그친다”며 “정부는 기업이 단기 이익에 급급하지 않고 혁명적인 아이디어로 혁신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