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에서 사상 최대규모인 760여만명의 4년제 대학 졸업생들이 일자리를 찾아나서면서 취업전쟁이 격화하고 있다.

특히 해외 유학생 40만명도 취업전선에 뛰어들면서 청년들의 구직난이 한층 악화, 사상 최악의 취업난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 등은 인력자원사회보장부 자료를 인용해 올해 전국에서 약 765만명이 4년제 대학을 졸업, 본격적인 구직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1일 보도했다.

이는 작년 749만명보다 16만명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대규모라고 청년보는 전했다.

특히 유학파 40만9천여명도 구직활동에 나서면서 치열한 취업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전문대 졸업생까지 합치면 구직자 수는 무려 1천200만명으로 크게 늘어나 청년층의 취업전쟁은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안후이(安徽)성 출신 양팅팅(楊姃姃·여·26) 씨는 영국의 모 공립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최근 귀국해 취업활동을 벌였으나 대기업에 취업하기 어렵고 중소기업은 보수가 낮아 고민에 빠졌다.

지방국유기업 평직원인 양 씨 부모는 딸 유학비로 20만위안(약 3천351만6천원)을 지출했다.

양 씨는 "세계 500대 기업의 3차 면접까지 갔으나 아쉽게 탈락했다"면서 "작은 회사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월 5천위안(약 83만7천원) 남짓 급여를 받아 보험, 세금, 집세, 교통비를 빼면 남는게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부모님이 내게 투자한 유학비가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호주에서 건축과 석사과정을 마친 천신양(陳欣洋·여·27)씨는 유명 건축설계사사무소에 실습한 경력을 인정받아 지난 5월 고향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의 국유 건축회사 설계사로 취업했다.

그러나 천 씨는 청년 설계사에 주어지는 기회가 적고 진급도 어려운데다가 급여수준이 낮아 두달 뒤 과감히 사표를 던졌다.

그녀는 대학 동기들과 공동 사무실을 차려 소규모 주택개조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구이저우(貴州)성의 농촌 출신인 차이썬황(蔡森煌·23)씨는 4년 전 베이징(北京)의 한 명문대를 졸업했으나 대기업 입사시험에서 번번이 떨어져 가정교사, 휴대폰 판매원, 슈퍼마켓 캐셔 등을 전전했다.

차이 씨는 "고향에 돌아가서 구직하려해도 '베이징에서 도태된 사람'이란 소리를 들을까 두렵다"며 "친구 자취방 구석에서 잠자리를 청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여기서 일자리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모 사범대를 나온 친샤오제(秦曉杰)씨는 작년 10월 상위 50위권의 상업부동산그룹에 입사했지만 조직문화 적응에 실패하고 지난달 초 간쑤(甘肅)성 고향집으로 돌아가 교사시험을 준비 중이다.

중국청년보는 "올해 4년제와 전문대를 합친 졸업자 수가 1천200만명에 달하지만 경제성장 둔화로 청년 일자리가 줄어 취업난이 벌어졌다"면서 "정부가 취업률 제고에 힘쓰고 있으나 구직자들도 눈높이를 대기업, 고연봉에만 맞추면 곤란하다"고 전했다.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realis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