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중 원유운반선 2척 수주한 정성립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최근 여름휴가 중 싱가포르 선주사를 만나 초대형 원유운반선 두 척을 수주했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도 여름휴가 때 해외 현장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국내 조선업계 수장들이 ‘수주절벽’으로 인한 불황을 극복할 방안을 찾느라 사실상 휴가를 반납했다.

3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정 사장은 지난 29일 싱가포르에서 BW그룹 산하 BW탱커스와 31만8000t급 초대형 원유운반선 두 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2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집중 여름휴가가 시작됐지만 정 사장이 직접 싱가포르를 찾아 사업을 챙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정 사장은 남은 휴가기간에도 거제 본사 건조 현장을 틈틈이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올해 여름휴가 기간에 회사 경영진과 함께 유럽 및 중동지역 해외 공사현장을 방문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 전력청에서 32억달러 규모로 수주한 2400㎿급 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다. 같은 곳에서 2013년 수주한 33억달러 규모의 2640㎿급 화력발전소 건설 공사도 하고 있다. 최 회장은 해외 공사현장을 돌아보며 진행 상황을 살피고 현지 직원들을 격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휴가에도 현장을 챙기는 것은 사업환경이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초부터 극심한 수주절벽을 겪으면서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희망퇴직을 받아 인력 규모를 줄이고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등 사업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업계 관계자는 “위기의식이 커진 만큼 경영진도 현장을 더 챙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