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강남권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강남 지역 백화점들이 앞다퉈 증축에 나서고 있으며, 새로운 쇼핑몰·아웃렛도 선보인다.

하반기 신규 특허가 발급되는 시내면세점도 강남 지역에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 삼성동·잠실 일대 개발 호재 집중
최근 관심이 집중되는 지역은 삼성동과 잠실 일대다.

삼성동과 인근 잠실 지역은 2021년말께 완공예정인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 서울시가 추진 중인 잠실종합운동장 개발 사업 등과 맞물려 대규모 국제전시·컨벤션 공간으로 조성된다.

이 지역의 '맹주'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대형 유통기업들은 개발과 함께 새로 들어설 상업시설에서도 기회를 엿보고 있다.

먼저 눈길을 끄는 곳은 새로운 사업자가 운영을 맡는 코엑스몰이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신세계가 정식계약을 체결하면 임대면적 5만8천938㎡(1만7천828평) 327개 매장을 10년간 운영하게 된다.

신세계그룹은 코엑스몰 운영권을 확보함으로써 9월 개장 예정인 교외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연결하는 강남권 벨트를 구축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전략이다.

삼성동에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이 자리 잡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애초 코엑스몰 입찰전에 나섰으나 수익성 등을 이유로 본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현대백화점 가운데 매출이 가장 많은 무역센터점은 앞서 지난 2013년 리뉴얼을 통해 매장 면적을 5만2천892㎡(1만6천평)으로 56% 확대한 바 있다.

삼성동과 종합운동장으로 이어지는 2호선 라인은 잠실 제2롯데월드와도 연결된다.

제2롯데월드는 지난 2014년 10월 에비뉴엘·롯데마트를 시작으로 이후 시네마·쇼핑몰 등을 차례로 열었다.

123층 롯데타워는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진행 중이다.

◇ 강남권 백화점 증축 바람
강남 지역 백화점 증축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은 개점 이후 16년 만에 대대적인 리뉴얼 공사를 하고 있다.

기존 본관과 연결돼 있던 주차동 1층과 2층을 영업 매장으로 바꿔 지난 5월 3천236㎡(약 980평) 규모의 신관을 선보였다.

신관에는 신발 전문관인 '슈즈 에비뉴'와 10대 고객을 위한 '영스트리트 전문관' 등이 들어섰다.

본관도 전층 리뉴얼을 통해 8월에 '그랜드 오픈'한다.

현대백화점 천호점도 1997년 개점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증축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지하 5층, 지상 7층 건물을 새로 만들고 기존 천호점 건물과 합치는 공사가 마무리되면 면적은 기존 3만5천640㎡(1만800평)에서 약 4만7천273㎡(약 1만4천300평)으로 33%가량 확대된다.

송파에 도심형 아웃렛도 들어선다.

현대백화점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 서울 송파구 장지동 가든파이브에 도심형 아웃렛을 선보일 예정이다.

가산점과 동대문점에 이은 세번째 도심형 아웃렛이다.

그 외 현대백화점은 압구정 본점 압구정 본점의 수직 증축을 계획하고 있다.

앞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 2월 신관 증축부를 개장했으며 다음 달까지 본관 리뉴얼 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 신규 면세점 강남에 몰릴 듯
면세점도 앞으로는 강남권에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강남 지역 면세점은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한곳뿐이다.

그러나 하반기 신규 특허 발급 심사에 여러 후보 기업들이 강남 카드를 꺼낼 것으로 관측된다.

일단 롯데면세점이 지난해 특허 재승인에 실패한 월드타워점의 부활을 노린다.

지난해 '면세점 대전'에서 고배를 마셨던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을 내세워 도전장을 던진다.

현재까지 면세점 도전 의사를 밝힌 곳은 이들과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 등 세 곳뿐이다.

그러나 참여를 검토 중인 기업 다수도 강남권을 후보지로 저울질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정용진 부회장이 시내면세점 신설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신세계가 신규 특허 쟁탈전에 뛰어든다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유력한 후보지로 점쳐진다.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합작 법인인 HDC신라면세점도 신규 특허 입찰 참여를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HDC신라면세점이 나설 경우 삼성동 아이파크타워를 활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강남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면세점이 부족한 강남 지역이 주목받고 있다"며 "여러 이슈가 겹치면서 강남권이 유통가의 격전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