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재 사상 최대 실적…바이오·제약도 유망주

SK그룹의 통합 지주회사인 SK주식회사가 8월1일로 출범 1주년을 맞는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SK C&C와 SK㈜의 합병으로 탄생한 새 SK㈜는 당시 자산 13조원 규모의 대형 지주회사로 새 출발을 했다.

매출 113조원, 부채비율 46%의 초우량 지주회사 출범이었다.

자체 사업을 추진하는 '사업형 지주회사'를 표방한 SK㈜는 지난 1년 동안 반도체 소재, 바이오·제약 등 주요 신사업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또 자산규모는 1년 만에 18조6천억원으로 불었고, 올해 1분기 매출은 연결기준 20조6천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SK㈜가 합병 당시 시장과 주주들에게 내걸었던 '미래 먹거리 발굴' 약속 이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반도체 소재 '사상 최대실적' = SK㈜가 지난해 합병 후 처음으로 인수한 반도체 소재 전문기업 SK머티리얼즈는 올해 2분기 실적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SK머티리얼즈의 2분기 매출액은 1천165억원, 영업이익은 38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54%, 73% 증가했다.

SK머티리얼즈는 삼불화질소(NF3) 분야 글로벌 1위인 대표 반도체 소재 기업으로, SK㈜의 인수 이후 반도체 소재 사업에 집중 투자가 이어져 올해 들어서만 두 차례 사업 확장과 제품 다각화를 추진했다.

지난 3월에는 SK에어가스를 인수했고 5월에는 일본 트리케미칼사와 합작법인(JV) 'SK트리켐'을 설립하면서 기존 삼불화질소 외에 산업용 가스와 프리커서(precursor) 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SK머티리얼즈는 올 하반기에도 해외 기업들과 합작법인 설립 및 인수합병(M&A)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 바이오ㆍ제약 '가시적 성과'…LNG사업 강화 나서 = 올해 자회사로 승격된 원료의약품 생산회사 SK바이오텍과 SK㈜의 신약개발 자회사 SK바이오팜은 사업에 점차 속도가 붙고 있다.

SK바이오텍은 올해 상반기 매출 500억원, 영업이익 15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두 배 가량 실적이 향상됐다.

SK바이오텍의 영업이익률은 26%에 달해 미국과 유럽 주요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회사 영업이익률 평균(15%)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

이는 저가 복제약이 아닌 특허권을 가진 글로벌 제약사의 원료의약품을 제조하기 때문이다.

SK바이오텍은 올해 매출 1천억원 돌파, 2020년에는 매출 1조5천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작년 11월 세종시 명학산업단지에 증설부지를 확보해 현재 16만ℓ 생산규모를 2020년까지 80만ℓ로 확장할 예정이다.

또 완제의약품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글로벌 유망 업체와의 협력, M&A도 적극 검토 중이다.

중추신경계 혁신신약 개발에 집중해 온 SK바이오팜도 올해 초 뇌전증(간질)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

뇌전증 신약(YKP3089)이 미국 FDA로부터 탁월한 약효를 인정받아 뇌전증 신약 중 세계 최초로 임상 3상 약효시험 없이 신약 승인 추진이 가능해진 것이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이 출시될 무렵인 2017~2018년께 IPO(기업상장)를 추진할 예정이며, 신약개발뿐 아니라 마케팅·판매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 제약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SK㈜는 LNG사업 강화를 위해 중국 3대 전력기업으로 꼽히는 화디엔그룹과 중국에서 LNG터미널 사업을 공동으로 펼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중국 현지기업과 LNG터미널 및 충전소 사업을 펼칠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고 파트너사 선정을 위해 다양한 기업을 검토하고 있다.

◇ 잠재력 가진 사업에 '선제적 투자'…"주주와 약속 충실 이행" = SK㈜는 저성장 기조 지속으로 SK그룹 기존 사업의 성장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지주회사로서 그룹의 신성장동력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는 잠재력 있는 사업 영역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성장을 가속화하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한 예로 카셰어링 업체 1위 쏘카(SOCAR) 지분 투자가 꼽힌다.

현재 쏘카는 회원수 200만명으로 2015년 말보다 30% 이상 성장했다.

SK그룹의 렌터카, 정비, 주유 등의 사업과 시너지를 내는 서비스를 지속 개발하고 있다.

SK㈜는 "앞으로도 전략적, 다각화된 지분투자로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SK㈜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난해 배당성향을 26%까지 높였다.

회사의 배당성향 목표는 30%이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의 미래를 보려면 SK㈜가 추진하는 사업을 보면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통합지주사 출범 1년 만에 뚜렷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SK㈜는 국내 재계에서 사업형 지주회사의 새로운 롤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