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으나, 갈수록 커지는 지역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격차 탓에 고민이 적지 않다.

31개 성(省)·시·자치구 가운데 GDP 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곳들이 있는가 하면 뚜렷한 경기침체 수준의 성장률을 보이는 곳들도 상당수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런 격차를 부른 배경으로 중국 중앙 정부의 선택적 투자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나, 성장률이 저조한 곳들은 대부분 세계 경제 침체의 흐름과 연동돼 성장률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 동부 연안 성·시는 초고속성장 시기 수출 위주 제조업이 밀집한 덕분에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으나, 수출 감소로 최근 몇 년 새 경제성장률이 갈수록 위축되어간다.

29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정부 통계자료를 인용해 지난 1분기 충칭(重慶)·구이저우(貴州)성·티벳자치구 등은 중앙 정부의 도로·교량 등 사회기반시설투자 확대로 10% 이상의 고속 성장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이 기간 랴오닝(遼寧)성의 성장률은 1.3%에 불과했고, 랴오닝성과 마찬가지로 쇠락한 중공업 지대인 산시(山西)·헤이룽장(黑龍江)성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수출을 주도해온 동부 연안의 광둥(廣東)·저장(浙江)성 등도 2분기 GDP 성장률이 중국 전체 성장률(6.7%)보다는 약간 높지만, 이전과 비교하면 '고전'하는 수준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롄핑(連平) 교통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수출이 줄면서 동부 연안의 제조업체들이 인건비를 포함해 여타 비용이 저렴한 중서부로 이동하면서 있을뿐더러 서부에선 중앙 정부의 사회기반시설 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외에 경제적인 양극화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상하이(上海)와 선전(深천<土+川>) 등에 인재와 투자가 몰리는 반면 낙후된 중공업 지대인 랴오닝·헤이룽장·지린(吉林)성 동북3성, 그리고 중소도시 등에선 빈집이 늘고 부채만 쌓여가는 등 갈수록 경제적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

SCMP는 이런 지역별 경제성장률 격차 확대와 양극화 심화로 정책당국자들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이런 문제들을 인식하고, 각 지방정부에 중앙의 지침을 제대로 이행하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은 지난 3월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6.5∼7.0%로 설정하고, 앞으로 5년간 6.5% 이상의 중속 성장을 유지키로 하는 등 이전보다 목표치를 낮췄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