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사업 부문 성장세…4년 만에 4천억대 이익
매출은 5조6천776억원 4.5%↑…ARPU 역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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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4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4천억원을 돌파하면서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KT는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4천270억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15.8% 증가했다고 29일 공시했다.

KT의 영업이익이 4천억원 대를 기록한 것은 2012년 1분기 이후 4년 만이다.

KT의 영업이익은 이동통신시장 점유율 1위 SK텔레콤(4천74억원)보다 많다.

KT가 SK텔레콤보다 많은 분기 영업이익을 올린 건 LTE가 본격화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2분기 매출도 5조6천77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5% 늘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2천552억원으로 20.7% 급감했다.

작년 2분기에는 KT렌탈 매각에 따른 이익이 발생하면서 일시적으로 순이익이 늘었던 것이라고 KT는 설명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10.9%, 매출은 2.9%, 당기순이익은 18.6% 상승했다.

당초 증권가에서 예상한 KT의 영업이익 3천725억원, 매출 5조5천669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KT가 시장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올린 데는 무선·유선·미디어 등 전 사업이 고른 성장세가 한몫했다.

무선사업 매출은 가입자 증가 및 LTE 보급률 확대로 작년 동기 대비 2.8% 성장한 1조8천801억원을 기록했다.

무선 가입자는 2대 이상 단말(세컨드 디바이스)을 보유하는 추세가 자리를 잡으면서 이번 분기에만 약 20만 명이 늘었다.

2분기 LTE 가입자는 1천361만명으로 전체 무선 가입자의 74.1%를 차지했다.

LTE 가입자 비중은 작년 2분기 67.4%에서 매 분기 꾸준히 늘고 있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LTE 가입자가 늘고, 1인당 데이터 사용량도 증가하면서 무선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은 3만6천527원으로 전 분기보다 1.1%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SK텔레콤이 3만6천205원에 그친 점에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하지만 할인율(20%)이 높은 선택약정과 요금이 낮은 소물인터넷, 세컨드 디바이스의 증가는 향후 ARPU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KT의 2분기 선택약정 가입자는 47만 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31%를 차지했다.

이 같은 비중은 전 분기 보다 6.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선택약정 누적 가입자는 전체 가입자의 11%인 205만 명이다.

KT CFO(최고재무책임자) 신광석 전무는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연초 전망보다 다소 높은 수준으로 선택약정 가입자가 늘고 있지만, 분기별 비중은 20% 후반 수준에서 안정화할 전망"이라며 "마케팅비 감소와 고요금 가입자 유치로 인해 선택약정이 단기 순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사업 매출은 1조2천862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1% 감소했다.

유선전화 매출이 11.5% 감소한 영향이 컸다.

하지만 기가 인터넷 가입자가 꾸준히 늘면서 전 분기보다는 소폭(0.6%) 상승해 2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KT는 현재 173만 명인 기가 인터넷 가입자가 올해 목표인 200만 명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미디어·콘텐츠사업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15.1% 성장한 4천709억원을 기록했다.

IPTV 사업은 2분기에 드림웍스 채널 등 단독 콘텐츠를 선보이며 14만 명의 가입자 순증을 기록했다.

금융사업 매출은 카드 거래가 증가하면서 BC카드 매출이 호조를 보여 작년 2분기보다 7.1% 증가한 8천576억원을 기록했다.

기타서비스 매출은 글로벌 ICT 및 솔루션 수주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 성장한 5천464억원을 올렸다.

그룹사의 실적 호조도 수익성 향상에 기여했다.

기가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융합상품으로 KT와 그룹사 사이 시너지가 강화되면서 그룹사의 영업이익 기여분은 작년 동기보다 25.6% 증가한 1천50억원에 달했다.

별도 기준 2분기 마케팅비용은 6천91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6%, 전분기보다 5.5% 증가했다.

KT는 전 사업 부문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신성장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개방형 융합 플랫폼을 신사업으로 연결해 미래성장을 위한 동력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신광석 전무는 "질적 영업·비용 혁신·그룹 경영 모두가 결실을 거둬 4년 만에 4천억원대의 분기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었다"며 "현재의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 KT의 기가 인프라와 융합 서비스를 바탕으로 사물인터넷(IoT), LTE-M, 기업전용 LTE 등 미래성장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 무산에 따른 유료방송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입자 확대를 추진할 수 있다"며 "투명한 마케팅 환경을 조성하려는 규제 당국의 움직임을 고려할 때 과거와 같이 혼탁한 경쟁환경이 재현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okk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