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지난 2분기 실적을 요약하면 ‘부문 간 상향 평준화’다. 원래 잘하던 반도체는 굳건했고, ‘열등생’이던 생활가전과 시스템반도체의 성적도 크게 나아졌다. 주춤했던 스마트폰도 과거의 영화를 되찾는 분위기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부문은 2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4조원을 넘겼다. “중국의 추격으로 실적이 계속 줄 것”이란 비관적 전망 속에서도 첨단 디자인에 방수기능, 삼성페이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갤럭시S7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삼성 관계자는 “갤럭시S7엣지의 판매량이 전체 S7 판매의 50% 이상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차별화된 디자인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는 설명이다.

반도체는 2조64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3조4000억원)에 비하면 줄었지만, 올 들어 D램 값이 폭락한 걸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선방’이란 게 업계 해석이다. 비결은 ‘기술 리더십’이다. 스마트폰, 서버 업체들이 대용량이면서 속도도 빠른 메모리 반도체를 원했는데, 이런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회사가 삼성밖에 없어서다. 이명진 삼성전자 전무는 지난 26일 콘퍼런스콜에서 “20나노 D램 비중을 늘리고 세계 유일의 48단 3차원(3D) 낸드플래시를 안정적으로 양산해 고객사들의 ‘삼성 쏠림’ 현상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시스템LSI도 올 2분기 2000억원이 넘는 영업흑자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스마트폰이 고급화하면서 고화소 이미지센서 판매도 늘었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7년 만에 분기 영업익 1조원을 넘겼다. SUHD TV가 불티나게 팔렸다. 생활가전 부문에서도 무풍에어컨, 패밀리허브 냉장고 등 혁신제품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애플의 신형 아이폰이 나오는 3분기에도 호성적이 기대된다. 3D 낸드, OLED (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등 부품 사업이 견실하고 완제품에서도 노트7이 출시된다. 이 전무는 “기업용 서버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에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로 급격히 전환하고 있어 3D 낸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중국 스마트폰용 OLED 패널 판매도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