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예금금리+1%' 수익 추구…가입 한도 2억·최소 가입기간 4년

전세에서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면서 본의 아니게 목돈을 쥐게 된 세입자로부터 돈을 위탁받아 뉴스테이 사업 등에 투자해 불려주는 펀드가 도입된다.

임차인이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아도 대부분 예금 등 수익성이 낮은 안전 자산 위주로 운영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월세 부담에 허덕이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구상으로, 연초 정부 업무보고에서 이미 윤곽이 나온 바 있다.

금융위원회는 28일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해주기 위해 '월세입자 투자 풀(Pool)'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증권금융이 반전세나 월세 전환으로 세입자가 집주인으로부터 돌려받은 보증금을 위탁받아 모(母)펀드인 '투자 풀(Pool)'을 조성하면 자산운용사들이 다양한 하위 펀드에 자금을 분산 투자하는 '펀드 오브 펀즈'(Fund of funds) 방식으로 운영된다.

투자 풀은 최대 2조원 규모로 조성되고 1인당 가입 한도는 2억원으로 설정됐다.

투자자는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투자 풀 펀드 가입 계약을 맺으면 된다.

무주택자인 월세(보증부 월세 포함) 임차인이 가입할 수 있으나 주택 가격이 9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에 거주하거나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는 제외된다.

펀드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장기 가입 예정자에게 가입 우선순위를 부여할 예정이다.

최소 가입 기간은 4년으로 설정됐다.

중도 환매하면 운용수익 중 일부가 차감된다.

가입 기간이 만료하지 않았을 때 2년 내 환매하면 운용수익의 50%를, 4년 내 환매할 경우 30%를 차감할 예정이다.

다만 주택을 구입하거나 사망, 장기요양 등 불가피한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운용수익 차감 없이 중도환매를 허용키로 했다.

가입자가 급전이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 증권금융이 가입자의 펀드 수익권을 담보로 대출도 제공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펀드의 연평균 수익률을 '3년 만기 예금금리+1%' 이상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이는 실적배당 상품이어서 수익률을 확정할 수는 없다.

펀드는 주로 우량 뉴스테이 사업에 투자하고, 투자 풀 수익자에게 안정적인 배당이 가능하도록 대출 방식 투자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임대주택펀드와 같은 세제혜택도 제공된다.

납입액 5천만원까지 5.5%로 분리과세 되고 5천만~2억원은 15.4%의 일반 분리과세가 이뤄진다.

일례로 1억원을 수익률 2.5%의 투자 풀에 넣었다면 1년 후 세후 수익은 223만8천원이 나온다.

단순히 예금(연 1.5%)에 넣었을 때의 수익 126만9천원보다 97만원가량 더 많다.

2억원을 1년간 넣었을 때에는 세후 수익이 435만3천원으로 예금(253만8천원)보다 180만원 이상 수익을 더 볼 수 있다.

투자 손실을 막기 위해 투자풀 관리기관인 증권금융이 투자 풀 규모의 5%를 후순위 시딩(seeding·초기투자) 투자해 손실을 우선 흡수한다.

후순위 투자범위를 초과하는 부분은 주택도시보증공사나 주택금융공사 등 정책보증기관이 보증을 제공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펀드 도입을 위해 하반기 중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주택금융공사법 시행령 등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내년 1분기 자금 모집을 시작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약 38만5천여명의 잠재 가입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일각에서는 2년 단위로 집계약 기간이 돌아오는 현실에서 최소 가입기간이 4년으로 너무 길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임대 보증금을 활용해 은행에 넣었을 때보다 많은 수익을 올리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