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 실적…프리미엄 가전 판매 호조로 가전 영업이익 7년 만에 최대

삼성전자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두며 올해 들어 쾌조의 실적 잔치를 이어갔다.

이미 전 분기부터 호실적을 이끌며 흥행을 예고한 갤럭시 S7의 활약도 예상을 뛰어넘었지만 7년 만에 최대치에 달한 소비자가전(CE) 부문의 실적이 특히 돋보였다.

여기에 반도체, 디스플레이가 가세하면서 전체적으로 똘똘 뭉쳐진 팀워크가 9분기 만의 최대 실적이란 성과를 합작해낸 셈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개선은 IM(IT모바일), 소비자가전(CE) 등 세트사업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사업이 모두 차별화된 핵심 경쟁력을 바탕으로 각 부문에서 선전한 결과"라고 밝혔다.

28일 삼성전자 발표한 올해 2분기 확정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5% 증가한 50조9천400억원, 영업이익은 1.25% 늘어난 8조1천4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문별 성적표를 보면 스마트폰이 속한 IM 부문의 실적이 단연 두드러진다.

매출액 26조5천600억원에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이 넘는 4조3천200억원을 길어 올리며 '간판사업'의 위상을 회복했다.

전략 스마트폰 갤럭기S7과 갤럭시S7 엣지의 완성도 높은 성능과 디자인에 대한 호평이 그대로 판매 실적으로 이어진 결과다.

특히 갤럭시S7 제품군 중 좌우 모서리가 둥근 엣지 제품의 판매 비중이 50%를 웃돌았고, 중저가 스마트폰의 경우 모델 효율화를 통해 갤럭시A·J 등의 수익성이 전 분기 수준을 유지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작년부터 추진한 모델 효율화와 지속적인 제품 경쟁력 강화 노력이 올해 초부터 효과가 가시화된 결과"라고 밝혔다.

다만 하반기에는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 등 경쟁작이 출시될 예정이어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반도체 부문은 매출 12조원에 영업이익 2조6천400억원을 벌어들였다.

2분기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모바일과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한 데다 지속적인 공정 전환으로 원가를 절감하면서 탄탄한 실적을 냈다.

낸드에서는 서버용 고용량 SSD에 대한 수요 강세가 계속됐고, 중화권 모바일 업체들의 고용량 스토리지 수요가 늘어난 점이 뒷받침됐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독보적 기술인 48단 V-낸드의 공급 확대로 실적이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D램 부문 역시 모바일과 서버용 20나노 공정 제품 판매가 늘면서 견조한 실적을 올렸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매출 6조4천200억원, 영업이익 1천40억원으로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판매 확대, LCD(액정표시장치) 신공법 수율 개선, 대형 TV용 패널 판매 증가 등이 실적 개선의 요인으로 꼽힌다.

스마트폰 이상으로 놀라운 대목은 CE 부문이다.

매출 11조5천500억원에 영업이익 1조300억원을 거뒀다.

특히 영업이익은 2009년 2분기(1조600억원) 이후 7년 만의 최고치다.

다만 그새 디지털 이미징, 카메라 사업이 제외되고 의료기기 사업이 추가되는 등의 사업구조 변경이 있어 1 대 1 비교가 어렵긴 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공략한 TV, 냉장고, 에어컨 등에서 두루 좋은 판매 성과를 내며 전체적으로 놀라운 성적을 일궜다"고 말했다.

TV의 경우 리우 올림픽 등 글로벌 대형 스포츠 이벤트와 맞물린 특수에 힘입어 퀀텀닷(양자점) 소재의 SUHD(초고화질) TV와 커브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가 확대됐다.

생활가전 쪽에서도 셰프컬렉션 냉장고, 무풍 에어컨, 에드워시·액티브워시 세탁기 같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실적을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요컨대 2분기의 깜짝 실적은 스마트폰과 프리미엄 가전이 이끄는 가운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뒤를 탄탄히 받치며 전 사업 부문이 고루 좋은 실적을 낸 결과다.

이런 호실적은 원화 강세란 악조건도 이겨냈다.

2분기 원화는 달러·유로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면서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전 분기보다 약 3천억원 수준의 부정적 환(換) 영향이 있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탄탄한 실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