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은 27일 "수주 부진으로 내년 하반기부터는 일부 도크(dock·선박건조대)의 가동중단이 현실화된다"며 '일감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이날 2분기 실적발표 후 권오갑 사장과 공동으로 사내 임직원들에게 배포한 글에서 "상반기 흑자에도 불구하고 수주 소식이 없어 마음이 무겁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설계를 시작으로 소조립, 대조립도 서서히 일감이 줄고 있다.

조선과 해양 현장에 계신 분들은 일감이 주는 현실을 피부로 느낄 것"이라며 "해양도 신규수주가 전무한 가운데 내년 5월이면 나스르 공사 하나만 남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휴가가 끝나고 9월부터는 수주를 위해 노사가 그야말로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선주가 우리를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특히 파업 중인 노조를 향해 "입장 바꿔 여러분이 선주라면 붉은 머리띠 두르고 파업하는 회사에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공사를 맡기겠나"라고 반문하면서 "다른 회사가 파업한다고 우리까지 파업할 필요는 없다.

업종이 완전히 다른 현대차와의 동반 파업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최 회장은 "경영진의 잘못은 이미 수차례 말씀드렸고 많은 분들이 책임을 지고 회사를 그만뒀다"며 "지금은 잘못을 따지는 일보다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더욱 고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구계획을 실천해 동종사보다 경쟁력이 높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수주가 가능하다"며 "우리는 수주가 되고 일감이 생기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