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부터 2분기 실적시즌 본격 개막…엔화 강세 독될까 우려

일본 정부 부양책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26일 엔화가치가 급등하고 닛케이지수는 하락했다.

이날 오후 3시 20분 현재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달러당 104.38엔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대비 1.79%(1.91엔) 하락한 셈이다.

106엔선을 오가던 엔화 환율은 이날 급락세로 돌변하면서 오후 한때 104.27엔까지 내렸다.

엔화 환율이 이처럼 내린 것은 지난 14일 이후 약 12일 만에 처음이다.

엔화 환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엔화가치가 올랐다는 의미다.

엔화 환율이 급락한 것은 일본 정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사그라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가 디플레이션과 저성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대 20조엔(약 217조원) 규모의 종합경제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최근 일본 정치권과 언론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하지만 실질적인 공공지출은 언론에 언급된 20조 엔에 턱없이 못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신규 지출 규모를 총 6조 엔으로 책정할 계획이지만 이 가운데 2조 엔만 올해 추가경정예산으로 편성된다.

내각은 다음 달 2일 경기부양책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의회의 승인을 거치려면 10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26∼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28∼29일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두고 불확실성 속에 투자자들이 엔화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엔화 강세는 일본 기업에 독으로 작용하고 있다.

엔화 환율이 내리면 같은 양의 제품을 팔아도 수출기업의 매출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달러당 110엔을 가정하고 실적 전망을 했던 일본 기업들이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도요타 자동차는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달러당 105엔일 경우 이번 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에 이익이 3분의 1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요타는 엔화 환율이 1엔씩 내릴 때마다 영업이익이 400억 엔씩 깎여나간다고 설명했다.

다이와 증권은 4∼7월 사이 일본 6대 자동차 기업의 세전 이익이 30%가량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본 기업의 2분기 실적발표 시즌은 이번 주부터 본격 시작됐다.

한편 이날 일본 도쿄증시에서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1.43% 하락한 16,383.04에 마감했다.

토픽스지수도 1.39% 떨어진 1,306.94를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