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2분기 신규신청자 분석…"제조업 실직자 늘고, 건설업 줄어"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선 조선업체가 밀집한 울산 지역의 실업자가 크게 늘었다.

산업별로는 경쟁력이 약화한 제조업, 사업장 규모별로는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대기업 부문의 실업자 증가세가 뚜렷했다.

2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수는 22만3천80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천479명(0.7%) 감소했다.

구직급여를 받는 기간으로 보면 210일 이상 대상자가 6.2% 증가했다.

90일(-3.9%)과 120일(-3.8%) 대상자는 감소했다.

구직급여를 받는 기간은 90일에서 240일까지 6개 구간으로 나뉜다.

실직자의 재직 기간이 길고 나이가 많을수록 더 오래 받는다.

210일 이상 구직급여 대상자의 증가는 근속연수가 많은 장년층 실직자가 크게 늘었음을 뜻한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9.0%)에서만 증가했다.

30대(-4.3%), 40대(-2.4%), 50대(-0.7%) 등은 감소했다.

60세 이상 구직급여 신청자의 증가는 인구 고령화로 노동시장에 뛰어드는 노인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성별로는 남성은 0.1% 증가하고, 여성은 1.4% 감소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7.2%)과 숙박음식업(13.1%)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숙박음식업은 이직이 활발해 취업자와 실직자 모두 많은 업종이다.

반면에 제조업은 취업자가 거의 늘지 않음에도, 실직자만 크게 늘었다.

고용시장이 매우 안 좋다는 뜻이다.

제조업 중에서도 조선업이 포함된 '기타 기계 및 장비업'이 무려 143.0%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중국과의 경쟁이 치열한 '전자부품, 컴퓨터 등 제조업'도 구직급여 신청자가 9.5% 늘었다.

반면에 부동산 호황을 누리는 건설업은 구직급여 신청자가 11.0% 급감했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300인 이상 대기업 사업장(5.0%)의 구직급여 신청자가 늘었다.

10∼29인 사업장(-4.1%)과 30∼99인 사업장(-3.8%) 등 중소기업은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조선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맞은 울산(36.1%)과 경남(9.5%)의 구직급여 신청자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대전(-11.7%), 서울(-5.2%) 등은 감소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조선업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울산과 경남 지역의 신규 구직급여 신청이 크게 늘었다"며 "근속연수가 많은 장년층 근로자의 실직도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