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구 찾는 카드회사

모바일 앱에 전용 서비스존 개설…O2O 업체와의 제휴에 사활

우리카드가 선보인 ‘우리카드 O2O 서비스’. /우리카드 제공
우리카드가 선보인 ‘우리카드 O2O 서비스’. /우리카드 제공
[한경비즈니스=조현주 기자]국내 카드사들이 O2O(Online to Offline) 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하거나 전용 카드를 선보이는 등 O2O 서비스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른바 ‘페이’로 불리는 간편 결제 시장을 사로잡기 위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O2O는 오프라인에서 판매되는 상품과 서비스를 모바일·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것을 이른다. 소비자가 상품 서비스를 고르고 구매하고 대금을 결제하는 과정까지는 모바일과 온라인을 통해 진행하고 오프라인에서는 상품 서비스 소비만 하는 방식이다.

카드 업계에 따르면 7월 들어 신한·롯데·우리카드가 자사의 모바일 플랫폼(앱카드)을 통해 O2O 서비스를 선보이며 제휴 업체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에는 KB국민카드가 O2O 서비스 출시에 나섰고 지난 3월에는 하나카드가 O2O 서비스를 위한 업체와의 제휴에 나섰다.

삼성카드도 빅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고객별 맞춤형 O2O 서비스를 제시하는 모바일 플랫폼을 이르면 7월 말 선보일 예정이다.

카드사들은 기존 모바일 플랫폼에 O2O 서비스 공간을 따로 마련해 두고 이를 통해 고객이 O2O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자사 카드로 결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O2O 서비스에 뛰어든 카드사들은 대학 등록금 결제(신한카드), 항공권 결제(롯데카드), 전기차 충전 결제(KB국민카드) 등 독특한 O2O 서비스를 선보이며 이목을 끌고 있다.

◆카드사, O2O 서비스 플랫폼 속속 출시
'페이 전쟁'에 밀린 카드사들, O2O 서비스로 승부수
우선 KB국민카드는 19개의 생활 편의 애플리케이션(앱) 업체와 O2O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제휴하고 지난 6월 말 자사 앱 카드인 ‘K-모션’ 안에 O2O 서비스존 ‘플러스 O2O’를 오픈했다. KB국민카드와 손잡은 O2O 업체는 그린카(카 셰어링)·고고밴코리아(퀵서비스)·펫닥(반려동물 상담 서비스)·데일리호텔(호텔 예약)·파킹박(주차 정보) 등이다.

신한카드는 지난 4월 모바일 플랫폼 ‘판(FAN)’을 선보이면서 교보문고·쏘카(차랑 공유 서비스)·티몬·인터파크·하나투어 등 18개 대형 업체와 서비스 제휴했다.

최근에는 기존의 앱 카드 명칭을 ‘FAN 페이’로 변경하고 야놀자(숙박)·헤이뷰티(뷰티)·리화이트(세탁)·플레이팅(요리)·한방이사(이사)·왓슈(신발 수선) 등 13개 O2O 업체와 ‘신한 모바일 플랫폼 동맹(MPA)’을 체결해 O2O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또 지난 6월에는 O2O 할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신한카드 O2O 모바일 전용 카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롯데카드는 생활 밀착형 O2O 플랫폼인 퀵오더(Quick Order)를 7월 초 오픈했다. 퀵오더는 퀵서비스, 꽃 배달, 대리운전 외에 항공권 결제, 리워드 쇼핑, T맵 택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는 유통 분야의 O2O 서비스를 집중 개발하고 있다.

우리카드 역시 최근 자사 스마트 앱에 ‘우리카드 O2O 서비스’ 존을 마련하고 8개 분야의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우수 스타트업과 제휴, O2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O2O 서비스를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뿐만 아니라 이를 통한 신규 모집 채널 확대 및 비용을 절감하는 시도도 같이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더 많은 우수 스타트업과의 제휴를 확대하는 한편 고객별 이용 행태와 성향 등을 반영해 더욱 차별화된 서비스 플랫폼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카드는 7월 말 O2O 업체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O2O 플랫폼을 오픈할 예정이다. 배달의민족·우버·고고밴코리아·나이스드라이버(대리운전)·야놀자(숙박)·허니비즈(심부름) 등 19개 회사와 손잡았다. 하나카드는 현재 한방이사(원룸이사)·언니의파우치(뷰티)·호우호우(날씨)·푸드플라이(맛집 배달) 등 업체와 제휴해 O2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자사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O2O 서비스 출시에 열을 올리는 것은 점차 치열해지는 페이 시장 쟁탈전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카드사들이 잇따라 진출했던 간편 결제 서비스 시장이 삼성페이·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SSG페이 등 대형 정보기술(IT) 업체와 유통사를 중심으로 구도가 형성되자 간편 결제 자체가 아닌 플랫폼 서비스로 방향을 튼 셈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의 모바일 결제 비율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고 그 가운데 O2O 서비스의 비율이 상당하다”며 “(카드사의 O2O 서비스는) 결국 페이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한 전략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O2O 업체들도 ‘화색’

O2O 업체들은 카드사들의 이 같은 방침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숙박 전문 O2O 업체인 야놀자의 한 관계자는 “현재 신한·삼성·BC카드와 서비스 제휴한 상태인데 최근 대형 카드사들로부터 제휴 관련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각에선 카드사가 현행의 O2O 업체와의 연동 시스템에서 향후 자체 서비스 구축에 나설 것으로 우려되기도 하지만 사실 대형 페이 업체들도 여러 이유로 자체 O2O 관련 서비스 출시에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카드사에서는 앞으로 (O2O 업체와의) 제휴를 강화하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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