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장기화…GDP 성장률 3분기째 0%대
건설투자와 개소세 인하·공휴일 지정 민간소비 효과


올해 2분기(4∼6월) 우리 경제가 0.7% 성장하는 데 그쳤다.

1분기 0.5%보다는 0.2%포인트 상승했지만 작년 4분기부터 3분기 연속으로 0%대 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저성장 장기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 반등 등의 영향으로 국내총소득(GDI)은 5년 3개월 만에 전 분기 대비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보면 2분기 GDP는 375조401억원(계절조정계열 기준)으로 전분기보다 0.7% 증가했다.

이는 지난 1분기 성장률 0.5%보다 0.2%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이에 따라 GDP 성장률은 작년 4분기 0.7%를 기록한 이래 3분기째 0%대에 머물렀다.

1.2%를 기록했던 작년 3분기를 제외하면 2014년 2분기(0.6%)부터 0%대 성장률이 이어졌다.

올 2분기의 작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3.2%로 집계됐다.

올 2분기 성장률이 1분기보다 소폭이나마 상승한 것은 건설투자가 증가세를 유지한 가운데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수출 등이 증가세로 돌아선 영향으로 분석된다.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2.9% 증가했지만, 증가율은 1분기 6.8%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1분기에 -7.4%를 기록했던 설비투자는 2분기에 자동차, 항공기 등 운수장비를 중심으로 2.9% 늘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1분기 0.2% 감소하면서 '소비절벽'우려를 낳았던 민간소비도 2분기에 0.9% 늘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은은 내구재와 의류 등 준내구재를 중심으로 소비가 늘면서 증가세 전환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국산자동차의 내수 판매가 1분기엔 8.3% 증가한 데 이어 2분기엔 16.8% 늘어나는 등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조치가 민간소비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

또 5월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공연 관람객이나 놀이공원 입장객 등이 증가한 점도 소비 증가에 기여했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소프트웨어 투자를 중심으로 1.1% 증가했다.

수출은 반도체와 석유 및 화학제품 등이 늘어 0.9% 증가했고 수입은 원유,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1.9%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농림어업이 6.1% 감소했지만 제조업은 자동차,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1.3% 늘었고 서비스업은 0.5% 증가해 전 분기와 같은 성장세를 유지했다.

경제활동별 성장기여도를 보면 내수는 1.1%포인트, 민간소비는 0.4%포인트였다.

하지만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3%포인트로 집계돼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0.4%를 기록해 2011년 1분기(-0.3%) 이후 5년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2분기 GDI 증가율은 2010년 4분기 -0.5%를 기록한 이후 5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는 1분기 GDI가 3.0%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던 기저효과에다 국제유가 반등으로 일부 수입품 가격이 올랐지만 일부 수출품 가격은 하락한 영향이 컸다.

하지만 GDI는 작년 동기 대비로 보면 4.4% 늘었기 때문에 앞으로 국민소득 감소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올 2분기 성장률이 0.7%로 산출됨에 따라 3분기와 4분기의 전기대비 성장률이 각각 0.5% 수준이 된다면 올해 한은이 전망한 성장률 2.7%를 달성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김영태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은 "올 상반기 성장률이 애초 전망했던 수준(3.0)에 부합했다"면서 "전망했던 성장경로가 앞으로도 유지된다면 올 성장률은 전망(2.7%)한 대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