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경기 용인시에 있는 코리아CC 옆 부지를 사들여 수도권 최대 아울렛을 짓는다. 경기 광명시에 이어 고양시에도 스웨덴 가구업체인 이케아 건물 안에 프리미엄아울렛을 세운다. 침체에 빠진 백화점과 대형마트 대신 아울렛으로 성장 돌파구를 마련하기로 하고 2년 안에 아울렛 수를 50% 이상 늘리기로 했다.
'삼성맨' 노린 롯데, 기흥에 수도권 최대 아울렛
◆이케아와 또 손잡는 롯데

롯데백화점은 용인시 고매동 코리아CC 근처 13만2000여㎡의 부지를 코리아CC로부터 매입했다고 25일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연말까지 지방자치단체 인허가를 받아 내년 하반기 이곳에 롯데 기흥 프리미엄아울렛을 완공할 예정이다. 명품 위주의 프리미엄아울렛과 일반 쇼핑몰을 합친 복합몰 형태로, 영업면적은 6만6000㎡다. 수도권 최대 아울렛인 롯데 이천 프리미엄아울렛(5만2000여㎡)과 신세계 여주 프리미엄아울렛(5만2000여㎡)보다 축구장(7140㎡) 2개 크기만큼 더 크다. 국내 최대 규모인 롯데 동부산아울렛(7만8000여㎡)과 비교하면 1만2000㎡가량 작다.

롯데백화점은 기흥 프리미엄아울렛을 통해 기흥뿐 아니라 삼성 임직원이 많이 사는 동탄신도시와 동탄2신도시 소비자를 끌어모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용인시가 골드CC와 코리아CC를 운영하는 코리아골프&아트빌리지와 함께 고매동 인근에 체류형 종합관광단지를 짓기로 해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케아와도 다시 손잡는다. 롯데는 2014년 말 롯데아울렛 광명점을 완공한 뒤 바로 옆에 있는 이케아 광명점과 연결 통로를 냈다. 내년 하반기 고양시 원흥지구에 들어서는 이케아 2호점에는 롯데 프리미엄아울렛 원흥점을 넣기로 했다. 지하 3층, 지상 4층 규모인 이케아 건물의 지하 1층과 지상 1층을 빌려 쓴다. 롯데 프리미엄아울렛 원흥점의 영업면적은 1만6000㎡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집객효과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협업 형태를 검토하고 있다”며 “2018년 서울 강동에 들어서는 이케아 3호점에 롯데아울렛을 넣을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년간 9개 아울렛 추가 건설

롯데가 아울렛 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다른 오프라인 유통사업이 신통치 않아서다. 롯데마트를 포함한 대형마트는 2013년부터 작년까지 매출이 뒷걸음질 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매출이 0.8% 감소했다. 전체 백화점 매출도 2014년(-0.7%)과 지난해(-1.2%)에 줄어든 뒤 지난 1분기에 2.4%의 증가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반면 아울렛은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올 상반기 롯데 프리미엄아울렛 5개점의 매출은 1년 전보다 5.5%(기존점 기준) 늘었다. 같은 기간 명품을 주로 취급하는 프리미엄아울렛을 제외한 롯데아울렛(9개점)의 매출도 7.1% 늘었다.

롯데는 경쟁 업체보다 더 공격적으로 아울렛을 늘리고 있다. 신세계는 경기 여주와 파주에 2개의 프리미엄아울렛을 운영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가산과 동대문, 경기 김포에 이어 지난 4월 네 번째 아울렛을 송도에 건설했다. 이에 비해 롯데는 17개의 아울렛을 세웠다.

롯데는 이에 그치지 않고 수도권과 지역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2018년까지 9개의 아울렛을 추가로 세울 계획이다. 올 하반기엔 경기 의정부와 경남 진주, 전남 무안 남악에 아울렛을 완공한다. 의정부점과 진주점은 연말까지 개점하고, 지역 중소 상인들과 상생 방안을 논의 중인 남악점은 내년 초부터 영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에 기흥과 원흥 외에 경기 시흥과 전북 군산에도 아울렛을 세운다. 2018년엔 경기 양주와 의왕에 아울렛을 짓는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도 아울렛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어서 이 부문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