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의 새만금지구 농업진출이 농민단체와 전북도의회의 반대 등으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LG CNS는 전북 군산시 새만금산단 1공구의 76.2ha에 올해부터 2022년까지 총 3천800억원을 들여 '스마트 바이오 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스마트 바이오 파크는 첨단온실, 식물공장, 연구개발(R&D)센터, 가공과 유통시설, 체험 단지, 기타 기반시설 등을 갖출 예정이다.

첨단온실은 기존 비닐하우스보다 10배 이상 생산성이 높고 난방비와 자재 비용을 절감해 농업의 수익 창출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특히 50ha에서 토마토와 파프리카를 생산해 전량 수출한다는 복안이다.

LG는 국내 농가에 피해를 주지 않고자 토마토와 파프리카를 내수시장에 의존하지 않고 수출하는 한편 다른 작물 생산활동에도 참여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농민단체와 전북도의회 등 정치권은 "대기업이 농업에 진출하면 농민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며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전북 농민단체들은 최근 도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LG가 농업에 뛰어들면 농민은 재벌의 노동자로 전락할 것"이라며 전북도와 정부에 LG의 농업진출에 대한 저지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LG의 농업진출은 결국 영세한 국내 시설원예 농가를 붕괴시킬 것"이라며 "LG 제품 불매운동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농민회총연맹도 앞서 전경련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G는 빨리 사업 중단 여부를 공개적으로 발표하라"며 "정부는 비농업인 생산참여 제한을 법으로 만들어 대기업의 농업진출을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도의회도 지난 22일 제335회 임시회에서 이현숙 도의원(민중연합당)이 대표 발의한 'LG의 농업진출 저지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국내의 토마토·파프리카 등 주요 시설원예의 생산면적이 포화상태인 데다 최근 소비와 수출 부진까지 겹치면서 가격이 폭락하고 있어 (LG의 농업 진출로) 국내 시설원예 농가가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이현숙 의원은 "LG의 농업진출은 농업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 뻔한데도 농식품부는 LG의 농업진출 설명회를 주선하는 등 대기업을 옹호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이미 막대한 이익을 얻은 대기업들이 이제 농민의 삶 터마저 빼앗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LG는 '농업지원 서비스 회사'를 설립해 스마트팜 기술 등을 전수하는 등 농민과 상생을 약속하며 새만금 진출을 모색하고 있으나 농민단체와 정치권의 반발이 거세 이를 둘러싼 논란을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ic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