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지주사 출범전 매출 빠져 포천 순위 하락…日경제지 평가선 국내기업 중 1위

통합지주사 출범 1주년을 앞둔 SK㈜가 최근 외국 유력지 평가에서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SK㈜는 자회사의 실적호조에도 합병 전 매출이 포함되지 않는 바람에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Fortune)의 '글로벌 500대 기업' 발표에서는 순위가 큰 폭으로 내려앉았으나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의 아시아기업 평가에서는 국내 기업 중 1위를 차지했다.

25일 SK그룹에 따르면 SK㈜는 지난해 8월 SK C&C와의 합병을 통해 '자산 13조원 규모'의 대형 지주회사로 새로 출발했다.

합병 방식은 SK C&C가 기존의 SK㈜를 흡수하는 방식이었으나 사명은 SK 브랜드의 상징성과 그룹 정체성 유지 차원에서 SK㈜를 쓰기로 했다.

이같은 합병 방식은 SK㈜의 포천 글로벌 기업 순위가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포천이 합병 기업의 경우 존속법인(SK C&C)의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매출액 등을 산정해 순위를 매기다 보니 합병 전 SK㈜의 작년 1∼7월치 매출액 55조원이 빠지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 21일 공개된 포천의 올해 글로벌 기업 순위에서 SK㈜는 전년(57위)보다 237계단 내려간 294위에 랭크됐다.

하지만 누락 매출액을 합산해 계산하면 순위는 80위권으로 오르게 된다고 SK그룹은 설명했다.

SK㈜는 올해 1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20조6천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바이오·제약, 반도체 소재 등 SK㈜가 핵심 성장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분야의 실적 전망은 밝다.

SK㈜의 대표 자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2일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2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액 10조2천802억원, 영업이익 1조1천19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상반기 영업이익 누적 규모는 1조9천643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SK㈜가 지난해 인수한 반도체 소재 전문기업 SK머티리얼즈도 올해 2분기에 매출액 1천165억원, 영업이익 388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4%, 73%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실적호조를 반영하듯 일본 경제지 니혼게이자이는 최근 아시아기업 331개를 평가해 SK㈜를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7위에 올려놓았다.

니혼게이자이 기업 순위는 단순히 매출액만으로 순위를 정하는 포천과 달리,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 효율성 등을 종합 평가해 매긴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 관계자는 "SK㈜는 사업형 지주회사를 표방한 만큼 앞으로도 바이오·제약, LNG, 반도체 소재·모듈, 정보통신기술(ICT) 등 핵심 성장 사업을 중심으로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