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7월 PMI 지수 사상 최대폭 하락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여파로 둔화하는 경기에 대응하기 위해 올가을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정책을 내놓을 것임을 시사했다.

중국 청두(成都)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 중인 해먼드 장관은 24일 기자들에게 "재정을 통해 대응하는 선택이 있다.

올가을에 공개될 예산안을 마련하면서 그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먼드 장관의 발언은 영국 경제 동향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가 "급격한 악화"를 보여준 지 이틀 만에 나왔다.

금융정보업체 마킷이 지난 22일 발표한 7월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 지수는 전월 52.4에서 47.7로 떨어졌다.

이 지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아우르는 업황 지표다.

7월 수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7월 하락폭은 사상 최고 수준이다.

마킷의 크리스 윌리엄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사는 3분기 경제성장이 0.4% 정도 위축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영국 유력 민간 경제예측기관인 'EY ITEM 클럽'은 올해 영국 경제성장률이 1.9%에 그친 뒤 내년에는 0.4%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해먼드 장관은 PMI 지수 급락은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만든 불확실성에서 타격을 입은 (기업들의 경제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연합(EU) 탈퇴 협상 결과까지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을 것이라는 게 현실"이라며 "이 불확실성은 협상이 끝나야만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먼드 장관은 투자자들에게 명확성을 제공하기 위해 예산에 관한 "새로운 틀"이 올가을 예산안에서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영국 정부는 2020년에 재정 흑자를 달성한다는 목표 아래 지속적인 재정 긴축 기조를 유지해왔다.

해먼드 장관의 이날 발언은 브렉시트 여파로 급격히 둔화하는 경제 성장에 대응해 경기 부양을 최우선으로 하는 방향으로 재정 기조를 전환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해먼드 장관은 이번 G20 재무장관회의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브렉시트가 주요 논의 주제였다고 밝혔다.

G20 재무장관회의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는 이날 발표한 공동선언문에서 "통화정책만으로는 균형 있는 성장 달성이 어려우며, 적극적 재정정책도 동등하게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