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연봉제 도입해야…저금리속 은행 문화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성과연봉을 거부하는 은행을 신랄히 비판했다.

임 위원장은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한국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들이 기술을 소개하는 '핀테크 데모 데이'에 참석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금융이 여전히 낙후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에서는 왜 삼성전자 같은 기업이 나오지 않는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금융당국과 금융회사 모두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을 열심히 하는 직원이나 그렇지 않은 직원이나 똑같은 성과급을 받아 생산성이 떨어진다"며 "생산성에서 금융업은 제조업과 같지만 평균 연봉은 제조업보다 1.6배나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며 내부 경쟁과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의 수장인 그는 금융당국 역시 반성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인정했다.

임 위원장은 "금융당국이 투자자 보호와 예금자 보호를 걱정해 과도한 규제를 만들고 지나치게 간섭한 측면이 있었다"며 "금융회사는 치열한 시장 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투자자 보호와 예금자 보호를 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규제를 풀어 경쟁을 촉진하고, 금융회사는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금융개혁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금융업의 수익성이 저금리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여건인 만큼 금융회사가 혁신과 경쟁을 하지 않고는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가계대출 우려와 관련해선 "소득범위 내에서 대출을 받고, 대출을 받은 시점부터 상환하고, 가능하면 고정금리를 선택해 금리변동 위험을 회피하도록 하는 세 가지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대출이 6년 전 0.5%에서 현재 37%, 분할상환 대출은 같은 기간 6%에서 40%까지 올랐다고 설명하고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2019년부터는 가계대출 총량이 경상 성장률 안의 범위에서 움직이면서 가계대출 위험요인은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임 위원장은 부동산 경기 동향과 상관없이 이런 원칙들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