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하방압력에도 기초 튼튼…올해 경제성장률 달성할 것"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22일 세계 주요금융기구 수장을 불러 모은 자리에서 "중국은 무역 및 환율 전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홍콩 봉황(鳳凰)TV와 외신들이 보도했다.

리 총리는 이날 베이징(北京)에서 국제금융기구 수장 6명과 이른바 '1+6' 원탁회의 개최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위안화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라며 일각의 위안화 평가절하 우려를 일축하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이어 "강한 경기하강 압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경제 기초는 튼튼하다"며 중국이 올해 설정한 경제성장률을 비롯한 각종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는 아울러 중국은 신중하고 안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면서 선제적인 재정 정책과 세금 감면을 할 여지가 아직 많이 있다고 덧붙였다.

리 총리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관련, 그로 인한 금융시장의 불안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시장에 기반을 둔 환율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철강과 석탄의 생산 과잉 문제에 대해 "중국 정부는 다른 나라들과 이 문제를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중국의 과잉생산 감축 필요성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부각했다.

그는 그러면서 전 세계 지도자들을 향해 "중국과 마찬가지로 선제적인 재정정책을 시행하라"고 요구하면서 글로벌 거시조정 정책의 협력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그러나 "중국은 여전히 개발도상국"이라며 "전 세계 경제의 가장 무거운 짐을 혼자서 짊어질 수는 없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이 자리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우리의 우선적이고 시급한 권고는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최대한 신속하게 제거하는 것"이라며 브렉시트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이 회의에 리 총리와 라가르드 총재 이외에 김용 세계은행(WB) 총재, 호베르토 아제베도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가이 라이더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마크 카니 금융안정위원회(FSB) 의장이 참석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회의를 마치고 거시조정 정책, 구조개혁, 창조혁신, 무역투자, 노동·취업, 금융관리개혁, 지속가능한 발전, 국제경제 거버넌스 등 8개 항목과 관련해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공동 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회의가 중국과 국제금융기구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경제의 도전에 공동대응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하면서 적당한 시점에 제2차 회의를 개최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발표문에는 중국의 시장경제지위(MES) 부여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다.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