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부담과 조선·해운 구조조정에도…신한금융·KB금융 상반기 실적 '미소'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올 상반기 순이익이 초저금리 부담에다 조선·해운 등 취약 업종 구조조정이 추진되는 악재 속에서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증가했다.

신한금융은 올 2분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와 비슷한 683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1일 발표했다.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1조4548억원으로 전년(1조2841억원) 대비 13.3% 증가했다. KB금융도 이날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조1254억원으로 작년 동기(9367억원)에 비해 20.1% 늘었다고 공시했다.

◆신한금융 실적 견인한 은행

신한금융의 실적 개선은 신한은행이 이끌었다. 신한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267억원으로 경남기업 대출 부실 등의 영향으로 부진했던 지난해 상반기(7903억원)보다 2364억원(29.9%) 늘었다. 지난해 4분기 1.46%이던 순이자마진(NIM)이 2분기 연속 0.02%포인트씩 올라 1.5%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 여건이 좋아진 덕분이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4537억원으로 전년 동기(4305억원) 대비 5.4% 증가하는 데 그쳤다.

비(非)은행 계열사들의 영업실적은 531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5998억원)보다 11.4% 감소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상반기 순이익이 506억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1256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신한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3552억원으로 작년 대비 1% 늘었다. 연체율이 1.39%로 전년 말 대비 0.05%포인트 개선됐다.

◆당기순익 1조 돌파 KB금융

KB금융은 2012년 이후 4년 만에 반기 기준 당기순이익이 1조원을 넘었다. 반기 순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금융지주사는 신한금융과 KB금융뿐이다. 국민은행이 지난해 상반기 3454억원을 투입해 희망퇴직을 하는 등 비용을 절감한 데다 은행과 카드의 순이자마진이 개선된 덕분이다. 그룹 총자산도 471조30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5.1% 증가했다.

최대 계열사 국민은행은 상반기 74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작년보다 소폭(1.8%) 증가했다. 2분기에 부실 여신 충당금 부담이 늘어났지만 순이자마진이 1.85%로 전 분기보다 0.01%포인트 개선됐다. 원화 여신 규모도 1분기에 1.8%, 2분기에 2% 성장했다.

올 상반기 국민카드(1533억원), KB투자증권(285억원), KB생명보험(103억원), KB자산운용(297억원), KB캐피탈(505억원) 등 다른 계열사들도 작년과 비슷하거나 개선된 실적을 냈다. KB금융이 지난해 인수한 KB손해보험도 1490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그룹 실적에 보탬이 됐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