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세 인하 끝…"자동차 판매 20% 줄었다"
하반기 판매 8.7% 줄듯
내수·수출 동반 감소 우려
서울 강남에 있는 기아자동차의 한 지점은 이달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20% 이상 꺾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지점 관계자는 “매달 100대 정도 자동차를 팔아왔는데 이달엔 80대도 쉽지 않은 분위기”라며 “이달부터 개소세 인하가 종료된 데다 지난달 이에 대비한 선수요가 많아 판매가 급감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노후 경유차 개소세 감면을 위한 법이 국회에서 통과되기 전까지 두 달 정도는 최악의 ‘판매절벽’을 맞을 것 같다”고 했다.
트럭 등 영업용 차량을 많이 판매하는 농촌지역도 타격을 입기는 마찬가지다. 2010년부터 7년째 현대자동차 판매왕에 오른 임희성 현대차 공주지점 영업부장은 “상반기엔 개소세 할인 혜택으로 버텨왔는데 하반기엔 정책적 지원이 없는 상황이어서 판매가 크게 줄었다”며 “이달은 지난 6월보다 40% 정도 판매량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15년간 자동차 영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시기”라고 덧붙였다.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됨에 따라 하반기 내수 판매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 산하 글로벌경영연구소는 하반기 국내 자동차 판매가 89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내수 시장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올해 연간 판매는 182만대로 전년보다 0.5% 줄어들 전망이다. 내수 판매가 전년 대비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2013년 이후 3년 만이다.
박홍재 글로벌 경영연구소 소장(부사장)은 “정부가 하반기 경기 활성화를 위해 노후 경유차 폐차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를 통한 판매 순증 효과는 3만대에 그쳐 내수 시장 위축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이태 팀장은 “현장에선 개소세 인하 혜택이 있느냐고 묻는 소비자는 있어도 노후차 지원을 문의하는 소비자는 보이지 않는다”며 “노후차 교체 지원 대상을 경유차뿐만 아니라 휘발유 차량으로 확대해야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살아날 것”이라고 전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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