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명 파업 후 퇴근…노조홈피에 파업 참여 '강제·자율' 놓고 논란
현대차는 1조 근로자 4시간 파업에 생산라인 중단


현대중공업 노조가 20일 4시간 파업에 들어갔지만 참여 인원이 적어 현장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다.

조업에도 큰 차질이 없었다.

올해 임금·단체협상이 결렬된 현대중 노조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전 조합원 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일부 근로자들은 점심시간인 낮 12시부터 일손을 놓았다.

이들은 점심시간이 시작되자 안전모나 헬멧을 쓴 채 오토바이와 자전거를 탄 근로자들이 울산시 동구 현대중공업 정문과 전하문 등을 통해 빠져나왔다.

정문 맞은 편에는 '구조조정 중단하라', '원·하청 노동자 일자리 지키자' 등이 적힌 현수막이 근로자들을 향해 붙어있었다.

회사는 이날 파업 참여 인원을 1천500명으로 추산했다.

전날 분사 대상인 설계지원사업 부문 200여 명이 3시간 파업한 것에 비하면 많지만, 생산 차질은 없는 것으로 회사는 파악했다.

현대중공업 울산본사 생산직 원·하청 근로자는 총 4만여 명으로 이번 파업 인원을 빼더라도 현장이 돌아가는 데 큰 영향은 없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지난 15일 개표한 파업 찬반투표 때도 전체 정규직 조합원 1만5천326명 중 66.31%만 투표에 참여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현대중공업 노조 자유게시판에는 파업 참여를 강제하자는 의견부터 파업을 비꼬는 글들이 다양하게 올라왔다.

조합원으로 추정되는 한 게시자는 "오늘 참여 못 해서 미안하다.

다음에는 꼭 참여하겠다"고 썼다.

다른 게시자는 "파업 참여를 조합원 자율에 맡겨서 (투쟁에서) 이길 수 없다.

집행부가 지금보다 좀 더 강제성 있는 투쟁을 고민해야 한다"고 올렸다.

어떤 조합원은 "파업으로 임금 손실이 생길 수 있으니 파업 참가를 잘 생각하라"고 쓰기도 했다.

현대중 노조와 이틀째 동시 파업을 벌인 현대자동차 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1조(오전 출근조) 4시간 파업했다.

현대중공업과 달리 컨베이어 시스템으로 차량을 생산하기 때문에 파업과 동시에 전 공장 생산라인이 멈췄다.

현대차는 이날 파업으로 차량 1천700여 대(390억원)가 생산 차질을 빚은 것으로 추산했다.

두 노조 조합원 중 일부는 파업 돌입 후 남구 태화강 둔치에서 민주노총 울산본부 주최로 열린 '울산노동자대회'에 참석했다.

현대중 노조는 오는 22일, 현대차 노조는 21일과 22일 파업을 이어간다.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김용태 기자 cant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