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첫째주 양사 모두 휴가…현대중에선 '반차' 내고 파업 참여
현대차 생산차질 1천700여대…현대중은 "손실 미미"
경영계 "연관성이 없는 두 회사 노조가 서로 외부 세력을 끌어들인 것"

19일 오후부터 시작된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의 동시 파업은 내주에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현대차 노조는 임금인상에 방점을 두고 있고 현대중 노조는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등 양사 노조의 요구안에 차이가 있지만, '파업의 효과를 높인다'는 이유로 연대 파업을 강행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부터 22일까지 4일간, 현대중 노조는 이날과 20일, 22일에 각각 파업을 하기로 해 이번 주에 21일 하루를 제외하고 사흘간 파업의 보조를 맞추는 셈이 된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이날 오후 전체 조합원 4만8천여명이 총 4시간 동안 벌인다.

현대중 노조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분사 대상이 된 설비지원 부문 소속 근로자들 중심으로 오후 2시부터 3시간 동안 파업을 진행한다.

파업시 생산라인 전체가 멈춰서는 현대차의 생산 차질 규모는 이날 하루 1천700여대, 390여억원에 이른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에도 총 12일에 걸쳐 약 71시간 파업을 진행했다.

이로 인해 2만대 가량의 차량 생산에 차질이 빚어져 4천500억원 상당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비해 설비지원 부문 위주로 부분파업이 진행되는 현대중공업의 경우 생산 차질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설비지원 부문의 전체 근로자 900여명 중 조합원은 700여명이고 이중 절반가량은 분사에 동의한 상태여서 파업 참여자 수도 적고, 손실도 미미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들 파업 참가자 200여명 중 상당수는 오후에 '반차'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무노동 무임금'에 따른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한 것이다.

현대중 노조는 지난해에는 파업 참가자에게 상품권을 지급하기로 해 '파업을 돈으로 샀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작년 현대중공업 노조의 4차례 부분 파업으로 빚어진 생산차질 규모는 106억원인 것으로 회사 측은 추산했다.

양사의 파업은 다음 주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조는 교섭결렬을 선언했지만, 회사 측과 실무교섭 창구를 열어놓고 있다.

하지만 내주 중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다면 노사 간 갈등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2주 뒤인 8월 1일에는 닷새간 전체 휴가를 떠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도 8월 1∼11일 집중휴가제를 시행한다.

노조로서는 회사의 생사가 걸린 구조조정에 무조건 반대만 할 수는 없어서 휴가 전까지 사측과의 타협을 모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하반기 조선업 구조조정의 본격적인 시행과 맞물려 노사 대립이 새 국면을 맞게 될 수도 있다.

경영계 관계자는 "이번 동시 파업은 연관성이 없는 두 회사 노조가 자신들의 목적을 관철하기 위해 서로 외부 세력을 끌어들인 것"이라며 "양사 노조는 파업을 접고 각자 회사와의 교섭에 성실히 임해 문제를 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