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수주액 4천300억원으로 늘어…2020년까지 프랑스 건설현장에 공급

현대중공업이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사업의 핵심부품인 '진공용기 섹터'를 2010년에 이어 추가로 수주했다.

현대중공업은 19일 울산 본사 영빈관에서 권오갑 사장과 박철호 플랜트 사업대표, 배태민 미래창조과학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 김기만 국가핵융합연구소장, 에이스케 타다 ITER 국제기구 사무차장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제핵융합실험로의 진공용기 추가 제작 계약식'을 열었다.

ITER 국제기구로부터 따낸 이번 계약은 핵융합실험로 진공용기의 본체를 구성하는 총 9개 섹터 가운데 2개(7, 8번)를 추가로 제작해 공급하는 것이다.

사업 규모는 1억160만달러(약 1천157억원)이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은 2010년 수주한 진공용기 본체의 2개 섹터(1, 6번)를 포함해 단일 업체로는 가장 많은 총 4개 섹터를 제작하게 됐다.

각 섹터의 높이는 12m, 무게는 400t에 달한다.

총 수주액은 3억8천만달러(약 4천300억원)로 늘었다.

이번에 추가 수주한 섹터는 당초 유럽연합(EU) 국가의 컨소시엄 업체가 만들 예정이었으나 제작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현대중공업이 대신 만들게 됐다.

ITER 국제기구로부터 현재 제작 중인 설비와 관련한 기술력을 인정받은 데 따른 것이라고 현대중공업은 설명했다.

핵융합실험로의 진공용기는 핵융합 반응을 위해 생성된 플라스마를 안정적으로 가두고 각종 방사성 물질들을 차단하는 1차 방호벽이다.

1억도 이상의 초고온, 초고진공 상태 등을 견딜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초정밀 용접 기술이 필요하다.

현대중공업은 1차 수주분을 오는 2019년까지, 이번 수주분은 2020년까지 프랑스 국제핵융합실험로 건설 현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한국과 EU, 미국 등 7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 사업은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해 태양에너지의 생성과정인 핵융합 반응을 인공적으로 재현하는 것이다.

이 사업에 쓰이는 이 실험로는 2025년까지 프랑스 남부 카다라슈에 설치될 예정이다.

박철호 현대중공업 플랜트 사업대표는 "총 중량 5천t급인 진공용기는 제작 과정에서 10㎜ 오차만을 허용할 만큼 초정밀 설계·제작 기술이 요구된다"며 "현대중공업은 이번 수주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공인받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