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미국 셰일오일 생산업체가 미국 차기 대통령에게 원유 수입에 상한선을 둘 것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텍사스주와 뉴멕시코주 군소 원유업체는 지난 4월 ‘팬핸들 수입감소 이니셔티브’를 결성하고 캐나다와 멕시코를 제외한 외국산 원유에 수입할당제(쿼터)를 적용해야 한다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 원유산업을 짓밟으려 하는 만큼 반격을 가해야 한다”는 것이 이유다. 팬핸들은 텍사스주에 있는 유전지대 이름이다.

모임 결성을 주도한 지역 원유업자 톰 케임브리지는 “한 나라가 미국 개별 사업자를 파산시키려 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차기 대통령이 미국의 셰일 암석층에 풍부하게 포함돼 있는 경질유의 수입을 금지하고 중질유는 단계적으로 쿼터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궁극적으로는 1959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원유 수입량을 미국 소비량의 10~20%로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셰일오일에 맞서 사우디 등 중동 산유국이 생산량을 35%가량 늘리면서 미국 업체들은 수세에 몰렸다. 올 들어 미국의 원유 수입량은 하루 평균 810만배럴로 작년보다 11.2% 늘었다.

팬핸들의 요구에 미국 원유업계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텍사스주 원유·가스협회 등 5개 단체는 “쿼터제는 자유무역 증진이라는 우리의 원칙을 위배하고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반대했다. 반면 3000여개 군소업체를 대변하는 텍사스주 에너지생산연맹은 “수입 제한은 좋은 에너지 정책”이라며 반겼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