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차히야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이 17일 오전 몽골 울란바토르 정부청사 칭기즈칸 광장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과 차히야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이 17일 오전 몽골 울란바토르 정부청사 칭기즈칸 광장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이어 몽골과 두 번째 경제동반자협정 추진
자동차·전자 등 수출탄력 전망…석탄·구리 수입에도 도움


우리나라와 몽골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차히야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은 17일 몽골 정부청사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한·몽골 경제동반자협정(EPA)' 추진을 위한 공동연구 개시에 합의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EPA(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는 상품과 서비스 등 교역 자유화를 추진하는 FTA의 일종으로, 산업과 투자 확대에 비중을 두고 있다.

따라서 이날 합의를 양국 간 FTA 추진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하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과 인도가 체결한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역시 EPA의 일종인데 흔히 FTA로 부른다.

몽골로서는 한국과 EPA를 체결하면 지난달 발효된 일본-몽골 EPA에 이어 두 번째 FTA가 된다.

한국과 몽골은 합의에 따라 EPA 공동연구를 하기 위한 세부 연구범위, 기간, 연구진 구성 등의 사항에 대한 협의를 금년 중 마무리하고 올해 말 또는 내년 초부터 공동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다.

연구를 끝내면 정식으로 EPA 협상을 개시한다.

앞서 체결된 일-몽골 EPA에 총 4년이 걸렸다는 점에서 일본과의 협정 내용을 준용할 경우 우리와의 협상 기간은 더욱 짧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르면 내년 말 공동연구를 끝내고 협상을 본격 개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초 몽골은 일-몽골 EPA에 대한 자국 내 부정적 여론으로 한국과의 EPA 추진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공동연구 개시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몽골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과도한 경제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국, 미국, 일본 등과 '제3의 이웃 정책'으로 협력 다각화를 추진 중이어서 EPA 성사 가능성이 작지 않다.

우리 입장에서도 이번 협상은 구리(세계 2위)와 석탄(세계 4위)을 비롯해 풍부한 광물자원을 보유한 세계 10대 자원부국인 몽골 시장을 연다는 의미가 있다.

먼저 EPA를 체결해 몽골 시장을 선점한 일본과의 무역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몽골의 4대 교역국가에 포함되지만 최근 양국 교역규모는 2012년 4억9천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013년 4억3천만 달러, 2014년 3억7천만 달러, 지난해 2억9천만 달러로 내림세를 타고 있다.

풍부한 자원을 발판으로 2011∼2013년 연평균 13.8%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몽골은 최근 원자재 가격하락으로 부진을 겪고 있으나, 내년부터 성장률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이번 EPA가 성사되면 대 몽골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 식품, 석유제품을 포함해 전자 제품 등이 관세인하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석탄과 구리 등 몽골의 천연자원 수입가격도 낮아질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EPA가 타결되면 교역, 투자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 우리 기업의 몽골 수출과 투자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그동안 몽골이 제도적 기반 부족으로 투자의 불확실성이 컸는데 그런 불확실성이 없어진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의미"라고 전했다.

양국은 또 정상회담을 계기로 몽골의 경제, 통상, 시장 정보를 우리 중소기업들에 제공하는 내용의 민간 경제기관 간 양해각서(MOU) 3건을 체결했다.

(울란바토르연합뉴스) 정윤섭 강건택 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