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동결] "저물가는 유가 탓"…책임 피해 간 한은
물가목표 6개월 밑돌아
이 총재 사상 첫 설명회
"내년 상반기 2.0% 전망"
김유미 경제부 기자 warmfront@hankyung.com
물가 안정은 중앙은행의 첫 번째 책무다. 하지만 오랫동안 저물가에서 벗어나지 못해 ‘중앙은행의 책임 방기’라는 비판이 많았다. 올해부터 한은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6개월 연속으로 목표치(전년 동월 대비 2.0%)를 0.5%포인트 넘게 이탈하면 대국민 설명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0.8%에 머물러 첫 설명일자가 잡혔다.
하지만 이날 설명엔 알맹이가 없었다. 이 총재는 “수요 측면보다 국제 유가 등 공급 요인이 저물가의 주된 원인”이라며 “영국 일본 등 물가안정목표제를 운영하는 대부분 국가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를 크게 밑돌았다”고 말했다. 이 총재가 취임한 2014년의 한은 진단과 다를 게 없었다.
그는 “물가목표는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를 수렴시키는 것”이라며 통화정책으로 물가를 끌어올릴 때는 아니라고 말했다. 여기엔 물가에 대한 낙관이 깔려 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올해 말 1% 중반, 내년 상반기 2.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자연스레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얘기다.
한은은 첫 물가 설명의 ‘형식’을 두고 깊이 고민해왔다.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 이 총재가 직접 별도 설명에 나서는 의지도 보였다. 하지만 대국민 설명이 경제활력을 원하는 국민에게 희망과 신뢰를 줬을지는 의문이다. 물가목표제에 대한 ‘오해’를 푸는 데 더 신경썼다는 쓴소리도 들렸다. 한은의 설명회는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무슨 행사든 형식보다 내용이 중요하다.
김유미 경제부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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