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7월 기준금리 '동결'…'소수의견·성장률 하향' 주목(상보)
美 금리인상 속도 늦출 가능성 ·경기회복 미약…추가 금리인하 기대감

한국은행이 7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진이 이어지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자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소수의견'이 제시될 가능성과 함께 발표되는 경제성장률 전망치 조정폭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4일 정례회의를 열고 7월 기준금리를 현행 연 1.25% 수준에서 동결 결정했다.

시장에서도 7월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으로 점쳤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 1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1.2%가 7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지난달 응답비율 79.4%보다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금융투자협회는 "전월 기준금리 인하를 한 차례 단행했고 이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며 동결 전망의 배경을 설명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달 시장의 예상을 깨고 1년만에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1.25%로 0.25%포인트 하향 조정된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달 '소수의견'이 나오거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은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이달 금리는 동결됐지만 소수의견이 나올 가능성을 주목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이 높고 국내 경기회복세가 미약한 점을 감안하면 추가 인하를 주장하는 의견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7월호'에 따르면 브렉시트 등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고용 둔화, 경제심리 회복 지연이 경기회복세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수 등 국내 실물지표는 대부분 호전됐으나, 고용증가세가 둔화되고 생산도 그간의 부진에서 충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김명실 KB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소수의견 등장 등 추가 완화를 시사하는 재료가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국내 채권금리 동향이 금리의 상승보다는 하락 재료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금통위 후 발표되는 국내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여기에 소수의견이나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하는 발언이 나오면 하반기 금리인하 기대감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2.8%인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0.1%포인트~0.2%포인트 추가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금통위원들은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을 지적하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전망한 바 있다.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4%로 낮췄다. 내년 성장률은 2.8%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이와함께 금통위가 4분기(10∼12월) 중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로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